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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경부고속도 지하화 ‘타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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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19 20:44:19 수정 : 2016-07-19 22: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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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한남 체증 풀고 녹지개발… 도시재생 새 모델 경부고속도로 양재∼한남IC 구간 6.4㎞(경부간선도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운전자라면 “이게 무슨 고속도로야”하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 된다. 이 구간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여간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도로 한복판에서 금쪽 같은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것은 다반사다. 정체를 감안하고 이용한다지만 그때그때 달라지는 도로상황 때문에 도무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1970년 7월 7일 개통한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은 46년이 지난 현재 100배 이상 늘어났다. 차량이 증가할 때마다 도로 폭을 늘리는 노선확장을 통해 이 구간은 이미 2차선에서 8∼10차선으로 확장됐지만 급증하는 차량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한계에 봉착했다. 이 때문에 양재∼한남IC 구간은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상습 정체구간으로 악명을 떨치며 운전자들의 기피노선이 된 이 구간의 재정비가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박연직 사회2부 선임기자
서울 서초구는 양재∼한남IC 구간의 지하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서초구가 이 구간의 지하화를 들고 나온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고속도로가 서초구를 관통하면서 지역을 동서로 양분해 도시발전의 걸림돌이 됐다. 하루평균 18만대의 통과 차량 탓에 만성적인 교통체증은 물론 소음과 매연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하화 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차량 정체현상 해결과 주민들의 오랜 민원을 한방에 해결하겠다는 게 서초구의 복안이다.

서초구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화 사업은 대심도와 저심도 개념으로 나뉜다. 강북과 올림픽대로로 이어지는 교통량은 급행 터널인 대심도로 보내고 서초·강남 등 도심지 이용 차량은 완행 터널인 저심도를 이용하도록 분리해 고속도로의 원래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교통류를 강남과 강북으로 이원화하는 것이 지하화 사업의 핵심이다.

고속도로 지하화로 인해 도로가 있던 지상에는 여의도공원의 3배인 약 60만㎡의 녹지가 생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랜드마크로 조성된다고 한다. 녹지에는 다양한 문화 및 상업시설과 R&D(연구개발)단지가 조성돼 단절 지역의 복원은 물론 지역 발전을 견인하게 된다. 3조∼4조원에 이르는 지하화 사업 공사비는 지상공간 개발비로 충당해 세금 투입을 최소화한다.

도로 지하화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각광받는 도시재생 방법이다. 미국 보스턴이 고가도로를 지하화하면서 기존 도로가 있던 지상공간을 공원으로 만든 ‘빅딕(Big Dig)’은 관광객이 즐겨찾는 명소로 유명하다. 시애틀의 알라스칸 웨이(Alaskan Way), 프랑스 파리의 A86 웨스트 벨트웨이(West Beltway), 일본 도쿄의 중앙환상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스마트 터널(Smart Tunnel), 스페인 마드리드의 M30 등도 대표적인 도심 지하도로다.

서초구는 양재∼한남IC 구간의 지하화 첫발을 오늘 공식적으로 내디딘다. 오늘 오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지하화를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오는 10월에는 교통부문을 중심으로 한 2차 세미나를 열며, 11월에는 재정 확보 방안 및 사업 실현화를 위한 3차 학술세미나를 진행한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기초자치단체에 불과한 서초구가 지역을 살리고 국내 도로 교통 행정에 한 획을 긋는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타당성 확보는 물론 지원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박연직 사회2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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