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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 두 명의 김 감독, 같은 3년 계약 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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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19 06:00:00 수정 : 2016-07-18 23: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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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이 2019년까지 두산 사령탑으로 남게 됐습니다. 18일 두산 구단은 김 감독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기간의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 시즌 막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다년 계약을 체결한 일은 이례적입니다. 평소 김 감독에 대한 구단의 절대적인 신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기 3년 계약을 맺고 지난해 1군 감독으로 복귀한 한 명의 김 감독이 더 있습니다. 바로 한화의 김성근 감독입니다. 김 감독은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던 한화를 ‘쉽게 지지 않는’팀으로 바꾸며 지난 시즌 6위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김 감독은 ‘마리한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한화 열풍을 이끌었고 이는 지금도 식지 않았습니다.

한화 구단이 김 감독에게 보내는 신임은 두산 못지않습니다. 한화는 올해에도 FA 시장에서 200억원을 지출하며 김 감독의 전력 구상을 도왔습니다. 심수창, 정우람 등 대어급 선수들을 데려왔고, 내부 FA인 김태균, 조인성을 잔류시켰습니다. 지금은 떠나버린 에스밀 로저스도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인 연봉 22억원에 붙잡았습니다. 선수단 지휘에 관해 김 감독에게 전권을 위임하면서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화입니다.

문제는 각 구단이 두 감독에게 보내는 신임의 성격이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두산 김 감독은 지난해 자신이 맡은 팀을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김감독이 받고 있는 신임은 검증된 결과에서 비롯된 셈입니다. 또한, 김 감독 특유의 공격적인 야구는 두산의 팀 색깔과 잘 맞는다는 평가입니다. 제아무리 전통의 강팀도 감독의 지도 스타일과 팀이 조화를 이뤄야만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두산은 2014년 당시 2명의 10승 선발투수(니퍼트, 유희관)와 김현수, 민병헌 등 걸출한 타자를 보유하고도 시즌 순위 6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했습니다. 이는 감독의 지도 방향과 팀 색깔이 어느 정도 어우러져야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반면, 한화 김 감독이 받은 신임은 다소 맹목적입니다. 물론, 김 감독은 만년 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도약시키는 데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는 김 감독 특유의 불펜을 적극 활용한 ‘벌떼야구’가 원동력입니다. 하지만, 한화는 2013~14년 연속으로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머물 정도로 투수 사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김 감독이 추구하는 벌떼야구를 접목시키면 불협화음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팀 체질은 A급 선수 몇 명을 보강한다고 해서 쉽게 바뀔 수도 없습니다.

두산 김 감독의 다년 계약이 성공으로 판명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판가름이 날 겁니다. 분명한 사실은, 적어도 검증된 신임을 받은 두산 김 감독의 재계약이 반대편 감독의 것보다는 상식적으로 훨씬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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