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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현칼럼] 자율주행 자동차의 남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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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17 21:43:42 수정 : 2016-07-17 21: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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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 사고로 운전자 불안
흰색 인식 못해 신기술 취약점
2차전지 안전성은 개선된 듯
원인 분석·보완 땐 미래는 밝아
미국 플로리다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교차로를 지나던 트레일러를 인식하지 못하고 추돌해 운전자가 사망한 사실이 최근 공개됐다. 옆면이 흰색인 대형 트레일러가 교차로를 거의 빠져나가고 있을 때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 자동차가 트레일러의 흰색을 하늘과 같은 이미지로 인식하고 교차로에 진입하면서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는 것이 테슬라 측 설명이다. 사고 사실이 공개되자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아직 부족하고 운행에 관한 규제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까이 와 있는 자율주행 시대를 상상하던 일반 운전자들은 자신의 실수가 아닌 자율주행차의 오작동 때문에 목숨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많은 회사나 연구자도 긴장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접하면서, 인간의 시각을 기준으로 보면 자동차 색상 중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흰색 자동차가 자율주행이라는 신기술에서 취약점이 됐다는 사실은 기술적인 아이러니다. 실제로 인간의 눈은 다른 색보다 흰색 물체를 상대적으로 크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흰색 자동차는 도로 위에서 더 안전할 수 있다. 어두운 환경에서 운전할 때도 상대 운전자에게 쉽게 눈에 띄어 사고 위험성을 줄여준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카메라가 보내주는 한정된 프레임의 정보로부터 판단하는 능력이 아직 인간의 시각과 뇌의 판단력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자동차의 안전성에 대한 강화된 제도와 기술이 필요해졌다. 가령 같은 색이지만 거리에 따른 입체감을 인식하는 기술도 필요하고, 자율주행차의 전방 센서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과 구분되는 기호나 색상을 방어 운전 차원에서 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승현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아무튼 우리는 언제쯤 마음 놓고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을까. 자율주행차는 운전 중 주변 상황을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실시간으로 접수되는 이미지를 인공지능(AI)은 순간적으로 분석하고 주행장치에 명령을 내려 자동차의 움직임을 통제한다. 도로 환경이나 자동차 속도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보통 운전자는 의식을 하든 못하든 운전 중 분당 40회 이상의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한다. 사람의 운전 능력을 최첨단 AI로 구현한 자율주행차도 최소한 이 정도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미 상용화에 접어든 전기자동차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고에 눈여겨볼 만한 측면이 있다. 그동안 전기자동차가 충돌할 때 2차전지의 전극액 접촉에 의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주로 충돌 후 전기자동차에서 일어나는 화재나 폭발에 의한 피해였다. 몇 년 전에는 2차전지에 의한 항공기 화재사고로 2차전지가 탑재된 항공기의 운항이 중단된 적도 있다. 중형차 크기의 전기자동차와 대형 트레일러가 충돌한 이번 사고가 전기자동차의 2차전지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그동안 2차전지의 안전성이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미래에는 운전대 없이 원격 조종되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초등학생이 집과 학교를 오가게 되고,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운전사 없는 자율주행 택시를 타고 원하는 곳을 갈 수 있을 것이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속성을 보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라는 큰 흐름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과학기술 또는 실패에서 새로운 기술을 창출해내고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상황에 대한 인간의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왔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학기술계가 이번 사고 상황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기술 업그레이드와 제도적 보완에 나선다면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더 빠르게 도착하리라 생각한다.

문승현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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