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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생전의 캐리어 회장. 미 캐리어 홈페이지
하고많은 발명품 중 귀하지 않은 것이 있으랴마는 한여름에 에어컨만큼 고마운 존재가 있을까? 푹푹 찌는 도시, 에어컨 없는 여름나기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에어컨 발명은 미국 청년기술자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고온다습한 뉴욕 날씨 탓에 종이가 쭈글쭈글해져 인쇄에 지장이 많다는 출판업자의 하소연에 기계회사 직원 윌리스 캐리어의 눈빛이 빛났다. ‘뜨거운 증기를 순환시켜 공기를 덥히는 난방 시스템을 역이용해 냉방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의 기발한 역발상이 1902년 7월17일 결실을 맺었다. 액체가 기화하며 주위 열을 식히는 원리를 응용해 난방코일에 차가운 물을 보내 주변 온도는 낮추고 습기를 없애는 장치를 개발한 것. 자기 이름을 따 1915년 창업한 ‘캐리어엔지니어링’은 100년 넘게 장수한 세계적 공조전문기업으로 우뚝 섰다.

신라엔 용피선이라는 요술부채가 있었다. 흥부전에서 박을 타자 쏟아진 보물에도 있던 부채다. 물을 적시면 거짓말처럼 냉기가 쏟아져 더위를 싸∼악 씼어 주었다는 신통한 성능이 중국 문헌 극담록에도 전한다. 시원한 바람을 다룰 줄 아는 선조들의 지혜와 능력은 고스란히 대물림됐다. ‘현대판 용피선’이라 할 수 있는 국산 가정용 에어컨이 세계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바람의 후예’들이 뜨거운 지구촌 여름을 시원하게 식히고 있는 것이다.

김규영 편집위원

△1907년 7월14일 헤이그 밀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 순국

△1999년 7월16일 탈옥수 신창원 2년 6개월만에 붙잡혀

△1975년 7월17일 미 아폴로?러 소유스 우주서 도킹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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