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내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
멀리 나를 찾아온대도
이번 생은 그른 것 같다
피는 벌써 칼을 버리고
어두운 골목으로 달아나버리고 없다
그대여, 내 그토록 오래 변치 않을 불후를 사랑했느니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 아래
붉은 저녁이 오누나
장미를 사랑한 당나귀가
등에 한 짐 장미를 지고 지나가누나
멀리 나를 찾아온대도
이번 생은 그른 것 같다
피는 벌써 칼을 버리고
어두운 골목으로 달아나버리고 없다
그대여, 내 그토록 오래 변치 않을 불후를 사랑했느니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 아래
붉은 저녁이 오누나
장미를 사랑한 당나귀가
등에 한 짐 장미를 지고 지나가누나
시를 전업으로 살 순 없을까. 소설은 모르겠으나 시로 벌어먹고 산다는 사람을 필자 주변에선 아직 보지 못했다. 별도의 대책과 함께 시를 쓰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시에 전업하기에 우리나라 환경은 극복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시인 송찬호, 그는 대학을 졸업하자 취직을 하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충북 보은에 터를 잡고 결혼한다. 한때 소를 키웠으나 구제역 소동 때 접고 지금까지 시만 쓰고 있다. 그러면 생계는 누가 책임지나. 알고 보니 아내가 학교 교사다. 그럼 그렇지, 좋은 작품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다 이유가 있군 하는 생각이다.
김영남 시인 |
‘옆구리에서 흘러나오는 사이렌 소리’ 같은 동화적 발상과 원색의 이미지들을 통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시인의 특기가 잘 반영된 시다. 마티스의 그림처럼 이미지가 아름답다.
김영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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