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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생명에 대한 ‘물음’

입력 : 2016-07-09 02:00:00 수정 : 2016-07-08 19: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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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년전 지구 생명체 조상 진핵세포 출현후
어떻게 분화되고 암·수 성이 생겼는지
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복잡한 생명체에 대한 과학적 성과 담아
21세기 생명체 방향도 가늠해 볼 수 있어
닉 레인 지음/김정은 옮김/까치/2만3000원
바이털 퀘스천­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닉 레인 지음/김정은 옮김/까치/2만3000원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다른 별에도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생명의 기원에 대한 의문은 누구나 품어 보게 마련이다. 이 책에는 이런 본질적 의문과 관련해 최근 과학적 연구 성과가 집약돼 있다. 저명한 영국의 생화학자 닉 레인은 생명체 탐구의 큰 줄기는 아직 얻지 못했다면서 생명 탄생의 그럴듯한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생물학 연구를 통해 인류가 세포를 발견한 것은 불과 350년 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인류는 지구상 생명체들이 왜 이런 모습으로 생성되고 진화하고 존재하는지를 석연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생명체는 지구가 형성되고 약 5억년 후인 지금으로부터 40억년 전에 출현했을 것이다.

일본 부근 해저에서 발견된 심해 미생물의 모습이다. 일본 생물학자들이 미생물을 채취해 현미경을 통해 찍은 사진으로, 진핵생물의 특징을 간직한 생물체다.
그때부터 생명체는 20억년 이상 세균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사실 세균은 40억년 내내 형태적으로 단순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복잡한 생명체는 15억∼20억년 전에 나타난 단일한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왔다.

조상이 되는 첫 생명체는 에너지의 흐름과 세포끼리의 공생에 의해 탄생한다. 영양분인 아미노산이 열수처럼 뿜어 나오는 에너지와 만나 미토콘드리아를 생성한다. 미토콘드리아는 핵이 하나밖에 없는 원핵세포끼리 공생을 통해 진핵세포를 생성시킨다. 이 진핵세포가 지구상에 출현하면서 생명체의 기원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첫 생명체는 정교한 나노기계와 같다. 나노기계와 같은 생명체에는 수천개의 암호화된 유전자를 내포하고 있다. 현대 생물학은 유전자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다윈이 진화론을 정립한 이래 지금까지 진화생물학의 주역은 유전자였다. 마치 생명체는 DNA의 생존기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영원히 살아남는 것은 유전자뿐이라는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은 큰 충격을 던졌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생물학자인 데이비드 굿셀이 그린 에너지통화(ATP) 구조이다. 에너지통화란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에너지가 새로 생성되는 과정을 가리킨다.
까치 제공
유전자를 이용해 생물의 계통 관계가 새롭게 밝혀지기도 했고, 유전자 지도만 완성되면 생명의 신비가 모두 해결될 것으로 믿었다.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이 완전히 해독되면서 의료분야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큰 약진이 이뤄졌다. 하지만 생명의 기원에 대해선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DNA, RNA, 아미노산 같은 생명의 구성 성분을 만들려는 시도 역시 답보상태에 있다.

지금껏 과학자들은 인간이 왜 병에 걸리는지를 풀기 위해 생화학 연구에 연간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연구 성과도 일부 얻었다. 인간은 유전자와 단백질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자세히 알아냈다. 그런데도 그것들이 어떻게 생성되고 진화해 왔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저자는 “세포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질병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역사를 모르고서는 그 사회를 이해할 수 없듯이 세포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세포의 작용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질병의 원인 역시 아직 알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생명 탄생의 한 토대인 세포의 공생과 관련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는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와 엽록체(葉綠體·chloroplast)라는 두 종류의 특별한 세포 구조에 주목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이용해서 영양분을 연소시켜 생명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엽록체는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한다. 그는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확실히 세균의 세포 내 공생에서 유래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어떻게 생명체가 분화(또는 진화)되는지, 어떻게 암수 두 가지 성이 발현되는지, 왜 생명체는 노화를 겪으며, 각 종들의 수명이 왜 판이하게 다른지를 설명한다. 아울러 생명이 왜 지금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며, 복잡한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지식을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다소나마 해소시켜 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앞으로 펼쳐질 21세기 생물체의 방향도 엿볼 수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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