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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태국 골프스타 통차이 짜이디… 이름만큼 따뜻한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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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07 21:58:48 수정 : 2016-07-08 0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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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끝난 유러피언골프투어(EPGA) 제100회 프랑스오픈 골프선수권의 왕좌는 태국의 국민적인 영웅 통차이 짜이디(47·사진)의 차지였다. 유러피언 투어에서 8승째를 거둔 짜이디의 키는 각종 기록상에는 174㎝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165㎝에 불과한 ‘작은 거인’이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50위 안에서 최고령이다.

만 30세가 되어서야 뒤늦게 프로에 데뷔한 자이디는 2000년 한국오픈에서 우승했고, 2009년 제주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프레지던츠컵 대회에는 인터내셔널팀으로 출전했다. 아시안투어를 포함해 21승을 쌓은 그는 한국을 매우 좋아하고 불고기와 김치찌개를 즐겨 먹는다.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을 한국에서 이뤘기 때문이다.

그가 6700만명 태국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훌륭한 경기력 때문이 아니다. 오로지 그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그의 태국 이름 통차이는 승리의 깃발, 짜이디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뜻이다. 통차이는 자신의 이름대로 승리와 함께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그의 집에는 주방이나 목욕시설은 물론 화장실도 없었다.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렇지만 폭력적이지 않고 마음씨는 늘 온순했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통차이는 16세 때 처음 골프채를 잡기 전에는 뛰어난 축구선수였다. 그는 고향 롭부리를 대표하는 축구선수였으나 발에 나무 꼬챙이가 박히는 부상을 당했다. 치료 기간 그는 고향 근처에 있던 태국군 기지 내 골프코스에 몰래 들어가 버려진 5번 아이언 헤드를 대나무에 꽂아 골프를 친 게 골프 인생의 시작이었다. 20살 때 태국의 공수부대에 입대한 그는 군복무 동안 낙하산을 타며 골프를 익혔지만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군생활을 통해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얻은 게 큰 재산이었다. 제대 후 독일인 스윙코치인 페터 볼펜슈테터를 만나면서 기량이 급성장해 세계적인 선수로 컸다.

그는 우승상금으로 번 돈으로 고향 롭 부리에 ‘짜이디스 하우스’라는 레스토랑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물론 레스토랑의 수익금은 어려운 아이들에게 교육과 골프레슨을 무료로 제공하는 짜이디 재단에 기부된다. 각국을 돌아다니며 번 상금도 재단운영에 쓰인다. 그의 따뜻한 마음에 감복받은 투어 동료도 성금을 보낸다고 한다.

유명한 탁구 선수인 남폰 랏끄라톡과 결혼해 두 아이를 두고 있는 통차이는 해외투어를 뛰는 동안 단 하루도 국제전화를 거른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대회 때 만난 남폰은 기자에게 남편 자랑에 침이 마를 정도였다. 남폰은 주요 대회 때마다 남편의 뒤를 쫓아 코스를 돌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프랑스 오픈 때에도 우승을 확정지은 뒤 부인을 부둥켜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통차이의 모습은 필드에서는 강하지만 얼마나 마음이 여린 남자인지를 보여준다.

통차이는 골프 모자 정면에 타이틀 스폰서 대신 태국 국기를 붙이고 다닌다. 그만큼 애국심이 남다르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통차이가 조국에 메달을 바칠지 궁금하다.

박병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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