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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탁 트인 바다 앞에서 일상의 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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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07 10:00:00 수정 : 2016-07-06 20: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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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면 어디든 좋다 조금만 움직여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목덜미에 와 닿는 바람이 후텁지근해진다. 어느새 여름 한복판이다. 장마가 끝나길 기다리기엔 지친다. 장마 기간이라도 시원한 바다 생각이 간절하다. 푸른 바다는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린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뛰어놀 만한 해변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때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을 달래주기에 제격인 바다가 기다린다.

[전북 고창]드넓은 구시포 해변
전북 고창 구시포 해변은 해수욕과 갯벌 체험으로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구시포의 원래 이름은 새나리불영(새 바닷가의 불같이 일어날 마을)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구시포로 바뀌었다. 아홉 개 마을이란 뜻이다. 구시포 해변으로 가려면 자룡리 선착장을 지나야 하는데, 썰물 때면 포구 양옆으로 어선들이 갯벌 바닥을 대고 줄지어 선다.

[전북 고창]장호어촌체험마을 갯벌체험
구시포해수욕장은 가족 물놀이 장소로 최적이다. 경사가 완만해서 한참 걸어가도 물이 어른 허리 높이 정도다. 약 1㎞ 앞에 아스라이 보이는 가막도는 바다 위에 쟁반이 둥실 떠 있는 것 같다. 가막도 뒤로 해가 지는 풍경이 일품이다. 해변에서는 백합도 잡을 수 있다. 한 시간쯤 캐면 백합과 모시조개 한 바구니는 너끈하다. 

[강원 강릉]시원한 바다 풍광과 기암괴석을 함께 감상하는 아들바위공원
동해를 대표하는 강원 강릉은 크고 작은 항구와 해변이 즐비해 발길 닿는 곳 어디든 경치가 그림 같다. 주문진항 조금 위에 있는 소돌항과 아들바위공원은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기이한 바위가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아들바위공원은 주문진해변 남쪽에서 소돌항까지 연결되는 해안을 아우른다. 아들바위와 해변의 기암괴석을 감상하기 쉽게 목재 산책로를 놓았다.

강원 강릉 주문진 해변은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발아래 조개까지 선명히 보인다.
주문진해변은 모래밭 길이가 700여m로,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발아래 조개까지 선명히 보인다. 주문진 해변은 호젓한 게 매력이다. 아담하고 평화로운 소돌항은 문어가 유명하다.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넣은 문어라면,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활어회, 푸짐한 양에 놀라는 매운탕, 신선한 조개구이 등 먹거리가 풍성하다. 동해안 특산물 오징어로 만든 오징어빵과 먹물 아이스크림도 별미다. 7월부터 아들바위 앞 파도가 잔잔한 곳에서 투명 카누 타기, 맨손 물고기 잡기, 갯바위 게잡이 등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경기 안산]풍력발전기와 누에섬 배경 갯벌 체험
경기 안산 탄도 일대는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해변 풍경과 갯벌 체험 마을이 어우러진 곳이다. 바다 위에 늘어선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바지락을 캐는 아이들의 미소가 천진난만하다. 누에섬까지 갈라진 바다 사이를 걷는 경험, 서해안의 보드라운 개흙 속에서 조개 등을 캐는 신나는 체험이 탄도 인근에서 가능하다. 하루 두 차례 썰물 때가 되면 섬으로 향하는 길이 드러나고, 갯벌로 향하는 문도 열린다. 탄도항은 걷기 좋은 대부해솔길 6코스에 속하며, 탄도항에서 누에섬을 배경으로 한 낙조가 아득한 풍경을 만든다. 갯벌 체험은 탄도항 일대와 차량으로 10여 분 떨어진 선감어촌체험마을에서 주로 진행된다. 봄부터 시작된 바지락 캐기는 여름까지 이어진다.

[경북 울진]망양정에서는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북 울진은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멀고, 덕분에 원시적 자연이 오롯이 살아 있다. 망양정에서 월송정까지 이어지는 관동팔경 길(25㎞)은 울진의 해변을 대표한다. 망양정은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장면이 감동적이고, 망양 해변에 자리한 옛 망양정은 거친 파도 소리가 일품이다. 해변으로 들어서면 거친 바위가 제법 많다. 정자에서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린 것이 이 때문이다. 정겨운 포구가 그립다면 구산마을이 제격이다. 구산마을의 자랑은 울창한 솔숲을 품은 구산 해변이다. 솔숲에 들어가니 한기가 몰려온다. 구산마을 주민이 대대로 가꾼 숲이다. 여름철 솔숲에 텐트 치고 해수욕을 즐기면 더위는 안녕이다.

[전남 여수]섬달천 옆 새섬과 갯벌
전남 여수 섬달천마을의 포구 풍경.
전남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의 바다, 고흥군·보성군·순천시·여수시에 둘러싸인 내해를 여자만(汝自灣)이라고 한다. 만 한가운데 여자도라는 섬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여자만을 순천에서는 순천만이라 부른다. 여자만 갯벌은 꼬막, 그중에서도 새꼬막 산지로 유명하다. 여자만 동쪽, 여수시 소라면의 섬달천마을도 그중 하나다. 면적이 0.95㎢에 불과한 섬달천에는 40여 가구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며 살아간다. 섬달천의 짧은 해안도로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갯벌 옆으로 난 해안도로를 따라 섬달천까지 왕복 12㎞,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면 섬달천에서 돌아가지 말고 달천∼궁항∼장척∼복촌까지 달리며 해안선을 따라 길게 누운 갯벌을 마음껏 즐겨도 좋다. 해마다 가을에 여자만갯벌노을축제가 열리는 장척과 복촌 사이에는 카페촌이 형성돼 쉬어 가기도 좋다.

[충남 태안]물이 들어오면 뜨는 부교와 부상탑. 물이 빠지면 부상탑까지 걸어갈 수 있다.
어은돌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어촌이다. 자그마한 크기에 마음이 놓이고, 신나는 갯벌 놀이에 가슴이 뛴다. 어은돌은 ‘고기가 숨을 돌이 많은 마을’이라는 재미난 뜻이 있는 이름이다. 

[충남 태안]물이 빠져나간 곳에서 조개를 채취하고 있다.
어은돌에는 자그마한 항구와 해변이 있다. 길이 1㎞ 정도인 해변은 긴 활처럼 휘었다. 찰랑찰랑 해변에 들어온 물은 밤이면 저 멀리 빠져나간다. 가족 여행객이 많은 캠핑장 옆에 소나무로 둘러싸인 어은돌쉼터가 있다. 이곳에 서면 어은돌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벤치에 앉아 해변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 어은돌쉼터에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파도리가 나온다. 해변에서 놀다 지치면 소나무 숲을 거닐어도 좋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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