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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되버린 테러"… 공포에 빠진 터키

입력 : 2016-06-29 19:08:18 수정 : 2016-06-30 0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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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또… 이스탄불 공항 자폭테러, 최소 36명 사망 /범인 3명 택시로 도착해 총 난사/ 공항경찰과 총격전 중 연이어 자폭/ 올들어 7번째 발생… IS 소행 추정/ 한국인 사상자 아직 확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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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28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41명이 숨지고 239명이 다쳤다. 터키 당국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창설 2주년(6월29일)을 앞두고 벌인 테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오후 10시쯤 두 차례 폭발물이 터지고 공항 내 총격전이 발생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3명의 테러범이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 군중을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했다”며 “공항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연이어 자폭 테러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사망자 중 한국인은 없었다.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나오지 않았지만 터키 당국은 IS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IS는 지난해에도 자칭 건국 1주년을 앞두고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저질렀다. IS는 2014년 “라마단 첫날인 6월29일은 정교일치의 칼리파 국가를 수립한 날”이라고 선언했다.



처참한 현장 터키 경찰들이 28일(현지시간) 이슬람 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아타튀르크 공항은 유럽 내 3위, 전 세계 11위 규모의 공항으로 연간 6000만명 이상이 이용한다. 보안경계도 철저한 편이다. 체크인 안내소까지 아무런 제지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벨기에 브뤼셀 공항과 달리 이곳은 공항 입구에서부터 검문검색을 실시한다.

이날 테러범들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총기를 발사하며 검색대를 지나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경찰과 대치하던 중 출국 수속대 앞과 입국장 주차장 밖에서 자폭했다. 3명 모두 사망했다. 지하철역, 나이트클럽 등 접근이 쉬운 ‘소프트 타깃’ 테러가 아니라 보안 수위가 높은 국제공항마저 속수무책으로 뚫려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테러는 올 들어 터키에서 발생한 7번째 테러다. 관광대국인 터키는 매달 테러가 발생하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주민들은 시리아 난민의 대규모 유입으로 사회적 갈등을 겪는 데 이어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공항 테러 현장에 있었던 오누르 루미(26)는 “테러는 터키의 일상이 됐다.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터키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IS의 이중 공격을 받고 있다. 올 들어 발생한 테러 가운데 4차례는 IS였고 3차례의 배후는 쿠르드족이었다. 중동의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은 터키·이라크·이란·시리아 등에 흩어져 있지만, 거주 지역에 동화되지 않고 100년 전부터 분리운동을 벌이고 있다.

IS 격퇴를 목표로 미국이 결성한 국제연합군에 터키가 가담하면서 지난해부터는 IS의 테러도 급증했다. 터키군은 시리아 국경 인근에 연합군 공군기지를 운영하며 IS 근거지에 전투기 폭격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IS는 ‘난민 주차장’이 된 터키의 혼란을 틈타 테러리스트를 투입하고 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에는 시리아 난민 300만명 이상이 머무르고 있다. 대다수가 내전을 피해 온 선량한 민간인이지만 IS 대원들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1월12일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스탄불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독일인 12명이 사망했고, 3월19일 이스탄불 이스티클랄 거리에서의 자폭 테러로 이스라엘인 3명과 이란인 1명이 숨졌다. 외국인 사망이 잇따르며 터키의 관광 수익은 급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건 직후 “라마단 기간에 테러를 벌였다는 점만 봐도 테러는 종교적 신념과 관계 없는 잘못된 행동”이라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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