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식당에 들러 밥값의 수십 배를 팁으로 남겼던 남성이 다음날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며 돈을 돌려받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영국 미러가 미국 덴버포스트를 인용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식당 주인은 남성을 이해한 듯 돈을 돌려주고, 약간의 팁을 다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훈훈하지만 어쩐지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 일이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 볼루시아카운티 에지워터의 한 태국음식점에 들른 남성은 먹은 음식이 꽤 마음에 들었다. 그는 웨이터에게 팁을 주고 싶었다. 주머니를 뒤적거린 남성은 1000달러(약 117만원)를 팁으로 남긴 뒤 자리를 떴다. 그가 낼 밥값은 60달러(약 7만원)에 불과했다. 20배에 가까운 돈을 팁으로 준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진 웨이터는 사장에게 영수증과 팁을 건넸다. 당황하면서도 웨이터 얼굴에는 기쁨이 넘쳤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거액이어서다. 사장 앞이라 침착하려 노력했지만 웨이터는 기뻐 어쩔줄 모르는 것 같았다.
아난타소는 웨이터에게 침착하라고 말했다. 그는 혹시 모르니 팁을 잘 갖고 있으라고 조언했다. 행여나 손님의 실수였다면 돈을 다시 돌려줘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난타소는 “어디선가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던 웨이터는 실제로 자기에게 그런 일이 생기자 무척 기뻐했다”며 “하지만 팁이란 많아야 수백달러에 그치는 게 대부분이지 1000달러까지 가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식당에 돌아온 전날의 손님은 미안한 듯 아난타소에게 쭈뼛쭈뼛 다가서더니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제 좀 많이 취했어요. 그렇게 많은 돈을 놓고 간 줄 몰랐어요.”
예상대로다. 손님의 말을 들은 아난타소는 전날 웨이터가 받았던 팁 1000달러를 다시 돌려줬다. 줬다가 뺏는 꼴이어서 미안했던 남성은 100달러(약 12만원)를 남겨놓고 식당을 떠났다. 애초 그가 치를 밥값이 60달러였으니, 팁으로 40달러(약 5만원)를 준 셈이다.
페이스북에서 사연을 소개한 아난타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다”며 “꽤 재밌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에게 돈 돌려주는 걸 전혀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덴버포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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