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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비 넘긴 현대상선…빚탕감·해운동맹까지 갈 길 멀다

입력 : 2016-05-30 18:58:19 수정 : 2016-05-30 23: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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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료 협상 이어 ‘산 넘어 산’ 현대상선 용선료(선박임대료)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 천신만고 끝에 용선료 협상 고비를 넘기더라도 채권단이 자율협약(공동관리) 조건으로 제시한 사채권자의 채무 재조정, 글로벌 제3의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현대상선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30일 “용선료 조정에 상당한 진척을 이뤘고, 이른 시일 내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컨테이너 선주사 5곳과 협상은 매우 의미 있는 진척을 보이고 있고, 벌크 선주사들에게는 최종 제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컨테이너 선사들과 기본적 방향에 대해 합의했고, 세부적인 조건을 논의 중”이라며 “전체적인 협상의 맥락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용선료 조정률은 조금 더 협상해 결정될 것”이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협상팀은 해외 선주와 인하율 20% 안팎에서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목표치인 평균 28%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순탄한 항해 가능할까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협상과 관련해 “빠른 시일 내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힌 30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본사 로비에 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 측이 컨테이너 선주 5곳을 상대로 ‘매우 의미 있는 진척’을 이룬 만큼 금명간 협상 타결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주 중 (최종 협상 결과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5개 선사는 다나오스(13척)와 조디악(6척), 이스턴퍼시픽, 나비오스, 캐피털십매니지먼트(이상 5척)로 현대상선이 이들에게 지급하는 용선료는 전체의 70%를 넘는다. 따라서 5개 선사 대상 협상 성과가 전체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됐었다. 이들 선사와는 깎아준 용선료만큼 주식으로 돌려주는 출자전환 방안을 두고 최종 협상 중인데 관련 조건을 둘러싼 기술적 문제만 남아 있다는 게 채권단 측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에서 큰 진전을 거둔 만큼 31일과 내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채무 재조정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일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는 모두 5건으로,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모든 공모사채가 대상이다. 관련된 회사채는 8043억원 규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그동안의 용선료 협상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사채권자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상선 측은 공모사채 채권자들에게 채권의 50% 이상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는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한다는 채무 재조정안을 내걸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과 선주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양보한 만큼 사채권자도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행들로 구성된 현대상선 채권단은 앞서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을 전제 조건으로 684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의결했다.

현대상선은 내달 2일에는 서울에서 기존 ‘G6’ 해운동맹 소속 해운사들과 만나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할 예정이다. 해당 해운사의 실무진들이 모여 디 얼라이언스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데, 현대상선은 가입이 보류된 만큼 따로 접촉해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 역시 고위 당국자가 나서 도움을 줄 것으로 전해졌다. 디 얼라이언스는 경쟁관계인 거대 해운 동맹체 ‘2M’과 ‘오션 얼라이언스’에 대적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자격요건만 갖추면 가입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당국의 전언이다.

현대상선이 자율협약 체제에 들어간다 해도 생존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원가 절감과 영업력 확대를 통해 영업이익 적자 누적의 재무상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채권단 지원이 끊길 위험은 상존한다.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처럼 자율협약을 중단하고 법정관리를 선택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판단되면 채권단은 언제든지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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