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중남미 국가들에 소형 총기와 탄약 등의 무기가 넘쳐 가격이 낮아지고 관련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 지속적으로 이들 국가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중남미 국가들이 ‘총기 중독’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가장 위험한 도시 50개 중 47개가 중남미 국가에 있을 정도로 치안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남미 국가들은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총기 관련 사건이 잦다. 남미 국가들은 10만명당 28명 정도가 총기 살인사건으로 사망하고 있다. 브라질, 컬럼비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4국에서 발생한 총기 살인사건은 전 세계의 5분의 1에 달한다. 남미에서 발생한 전체 살인사건의 75%(전 세계 평균은 50% 미만)는 총기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에서 총기 사건이 이처럼 잦은 것은 언제든 싸게 소총 등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형무기데이터보고서’가 150개국의 무기 가격을 조사한 결과 1990년대 대비 2000년대에 불법무기 거래 가격이 하락한 곳은 남미가 유일했다.
중남미 국가들의 무기 수입처는 미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1960~1990년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컬럼비아 등의 군부 독재 정권을 지원할 목적으로 무기 수출을 대량으로 늘렸고, 이런 무기 교역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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