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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생일 맞은 예보… 국민 예금 보호 파수꾼 역할 '톡톡'

입력 : 2016-05-30 19:56:44 수정 : 2016-05-31 00: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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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후락’(先憂後樂).’

세상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 근심하고 사람들이 즐긴 후에 즐긴다’는 뜻의 중국 고사성어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예보가 가야 할 방향을 이렇게 네 글자로 압축해 제시했다. 설립 20주년을 맞아 다지는 각오이자 미래 포부다. 예보는 6월1일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곽 사장의 각오는 단지 연설용 레토릭이 아니다. 금융산업은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한 ‘핀테크’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금융상품은 더 복잡해지고 금융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는 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변신하지 않는다면 금융안전망 역할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금융산업의 변화를 뒤따라가는 추격자가 아니라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선도자 역할이 요구되는 이유다. 

◆위기의 구원투수 20년


예보의 지난 20년은 경제위기와 함께한 역사였다. 1996년 6월1일 설립돼 이듬해 1월1일 본업무에 들어가기 무섭게 한국경제에 위기가 찾아왔다.

연초 한보철강을 시작으로 굴지의 대기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연말 나라가 부도났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튼튼하다”던 정부는 그해 11월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했다. 경제위기 복판에서 예보의 역할은 막중했다.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2002년 신협 구조조정,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이르기까지 위기의 순간마다 예금자와 금융시스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예금자 보호’를 이론적 영역에서 현실로 끄집어낸 것은 경제위기였다. 1997년 12월2일 금융사상 처음으로 경남종합금융 등 9개 종금사에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지면서 금융사 파산이 실제상황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종금사 고객들은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정상 종금사들까지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예보는 즉각 이 같은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해결에 투입됐고, 부실 금융사 정리에 나섰다. 공적자금을 투입해 퇴출 금융사를 대신해 예금을 지급하고 제일, 조흥, 한빛 등 부실은행과 현대생명, 대한투자신탁증권, 서울보증보험 등 여타 부실 금융사들을 정리해 나갔다. 공적자금은 회수가 안 될 경우 결국 재정(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해 ‘혈세’로 불린다. 외환위기부터 지금까지 투입된 공적자금은 168조7000억원이다. 이 중 예보가 지원한 것이 110조9000억원이며 나머지는 자산관리공사가 조성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금융시스템이 정상화했고 시장불안도 진정될 수 있었다.

지난 20년간 금융위기가 빠르게 진정되고 예금자들이 안심하고 금융거래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예보라는 안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보는 작년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 연차총회에서 ‘올해의 예금보험기구상’을 두 번째 수상했다.

◆“추격자 아닌 선도자로 국민 재산 지킬 것”


선제적 대응능력을 갖춘 최고의 금융안정 및 예금자 보호서비스 기관. 작년 10월 예보가 스스로 설정한 비전이다. 금융부실로부터 국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이 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예보는 내부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계획을 보면 첫째, 리스크관리 강화다. 핵심 수단은 2014년 도입된 차등보험료 평가제도다.

금융사별로 리스크 수준을 평가해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제도인데, 앞으로 차등폭을 확대해 금융사 리스크 감축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금융위기 대응능력 강화다. 부실 대형 금융사에 대해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회생 또는 정리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기금 건전성 제고를 통한 금융 부실 대응능력 강화다.

예보는 금융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자산을 취득했는데 매각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

예보 관계자는 “금융 부실과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충분한 재원을 보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우리은행, 서울보증보험 등 보유 금융사 매각을 완료해 투입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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