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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대신 ‘대치’로 시작하는 20대 국회

입력 : 2016-05-29 18:43:20 수정 : 2016-05-29 23: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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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4년 임기 시작… 상시 청문회법 정면충돌
의장단 인선도 제자리… ‘지각 개원’ 악몽 불 보듯
20대 국회가 30일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긴 19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20대 국회는 생산적인 ‘협치(協治) 국회’가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런 민심이 4·13 총선에서 16년 만에 여소야대 체제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이런 국민적 기대와 달리 개원과 함께 대립과 갈등, 반목의 먹구름에 휩싸일 조짐이다. ‘상시청문회법’이라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시작도 못해 보고 여야의 협치 공간이 쪼그라들어 버린 탓이다.
제20대 국회 업무개시일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국회개원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정국이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국회 정상화까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제원기자

야당들은 박 대통령이 거부한 국회법을 20대 국회에서 재의결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정부 여당은 자동 폐기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 양측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은 이런 상황에서도 비대위와 혁신위를 둘러싼 내홍 탓에 여당으로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행보까지 겹치며 정치권의 관심은 새 국회 개원 및 협치보다는 ‘떡밥’(대선)에 더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지각 개원’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내달 7일까지 국회의장단을, 9일까지 상임위원장 인선을 끝내야 한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이번 주말에도 접촉했지만 원구성 협상은 진척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지도부가 비상한 각오로 분발하지 않는다면 18, 19대 국회에서 7월에야 국회를 가동했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20대 국회 업무개시일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업체 관계자들이 막바지 입주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새누리당 김명연 대변인은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서면논평을 통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여준 민의를 가슴 깊이 새겨 협치와 상생을 통한 정치로 국민의 삶에 힘이 되어 줄 것을 다짐하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들은 “협치를 걷어찬 쪽은 박 대통령”이라며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더민주의 19대 마지막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은 이날 퇴임 간담회에서 “우리는 속으로 거부권을 행사해줘서 감사하다고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울고 싶은데 정부 여당이 뺨 때려준 격이라는 설명이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은 더 이상 ‘박비어천가’를 부르며 청와대 기류만 살피지 말라”며 “당당하게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것이 민심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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