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중소 협력업체 줄도산 우려…업계 지각변동도

입력 : 2016-05-27 21:00:00 수정 : 2016-05-27 20:47:4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롯데홈쇼핑 사상 첫 영업정지…후폭풍 거셀 듯
업계, 반사이익보다 규제강화·신뢰도 추락 걱정
미래창조과학부가 롯데홈쇼핑에 대해 6개월 프라임시간대 송출 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GS홈쇼핑·CJ오쇼핑 및 홈앤쇼핑 등 재승인을 앞둔 홈쇼핑사를 중심으로 재승인 규제가 강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GS홈쇼핑(위), 롯데홈쇼핑(아래). 사진=세계파이낸스DB.
황금시간대 6개월 영업정지라는 홈쇼핑업계 초유의 제재조치가 내려지면서 중소 협력업체들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매출을 롯데홈쇼핑에만 의존하고 있는 협력업체의 경우 줄도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나 그에 따른 대책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홈쇼핑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계 당국이 강도높은 규제를 추진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유통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 여파가 업계 전반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 차원에서 특단의 자정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유탄맞은 중소협력업체 '줄도산' 우려

롯데홈쇼핑은 6개월간 황금시간대 방송 송출이 중지되면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6222억원 줄어든 6616억원, 영업적자는 6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정지가 확정되면 롯데홈쇼핑도 매출에 타격을 입지만, 롯데홈쇼핑에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매출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2015년 롯데홈쇼핑은 전체편성시간의 65.3%를 중소기업제품으로 편성했다.

현재 롯데홈쇼핑을 통해 제품 등의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총 560곳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173곳은 롯데홈쇼핑에서만 판매 방송을 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매출의 대부분을 롯데홈쇼핑 방송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중소 협력업체들은 황금시간대 방송이 중지되면 채널 자체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돼 다른 시간대로 이동하더라도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미 다른 협력사와의 관계가 공고한 다른 홈쇼핑 채널로 이동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회사 전체 매출에서 롯데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업체들의 경우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처벌이 롯데홈쇼핑 보다는 협력업체를 망하게 하는 처사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부는 영업정지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롯데홈쇼핑이 중소기업제품 상품판매방송을 업무정지 이외 시간대 및 데이터홈쇼핑(롯데원TV) 채널을 통해 우선 편성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미래부는 업무정지에 따른 롯데홈쇼핑 비정규직 등의 고용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부당해고와 용역계약의 부당해지를 금지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 3개월 이내에 제출할 것도 롯데홈쇼핑에 권고했다.

◇ 홈쇼핑업계, 반사이익보단 규제 강화·신뢰 추락 우려

홈쇼핑업계는 이번 사태가 TV홈쇼핑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및 업태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정체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일로 관련 부처의 재승인 강화, 고객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홈쇼핑업계의 취급고는 3년째 9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조만간 재승인을 앞둔 홈쇼핑사들의 경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업계 맏형격인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내년 3월, 홈앤쇼핑은 당장 다음달 사업 재승인 심사를 받는다. 앞서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은 지난해 5년간 사업권을 연장받았고, 롯데홈쇼핑은 3년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현재 관련 부처에선 홈쇼핑업계의 부당 행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홈쇼핑사에 처음으로 144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주요 홈쇼핑사들이 납품업자에게 방송계약서를 교부하지 않고 판매수수료율이 높은 모바일 주문으로 유도한 점 등을 지적했다.

당시 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에 각각 46억 2600만원, 37억 42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GS홈쇼핑(29억 9000만원), 현대홈쇼핑(16억 8400만원), 홈앤쇼핑(9억 3600만원), NS홈쇼핑(3억 9000만원)도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같은해 9월 정재찬 위원장이 7개 TV홈쇼핑사 대표와 만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라고 당부한 데 이어 지난 24일 'TV홈쇼핑 정상화 추진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통해 납품 단가 후려치기, 판촉비 전가 등 불공정행위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미래부도 종전 재승인 기준을 손본다는 입장이다. 미래부는 올해 2월 감사원 기동점검에서 부실 심사에 대해 지적은 받은터라 보다 강화된 재승인 기준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미래부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지난해 홈쇼핑 재승인 업무를 담당한 직원 3명을 징계한 바 있다.

◇ 업계 지각변동 예고

롯데홈쇼핑이 방송정지 처분을 받은 오전 8~11시, 오후 8~11시는 홈쇼핑업계에서 프라임타임으로 꼽히는 시간대다. 이 시간대엔 하루에 가장 많은 50% 가량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6개월간 이 시간대에서 5500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  이는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전체 취급고 3조1000억원의 20%에 육박하는데, 이 취급고는 결국 다른 경쟁사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홈쇼핑업계는 지난해 기준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오쇼핑 순으로 매출이 높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1위와 4위 업체의 매출 격차가 5000억원 미만에 불과해 롯데홈쇼핑의 일부 영업정지에 다른 업계 내 순위 변동도 예상된다.

하지만 7개 홈쇼핑과 10개의 티커머스업체가 경쟁하고 있어 상황에서 롯데홈쇼핑의 매출이 고스란히 특정업체로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롯데홈쇼핑의 영업정지에 따른 매출 손실이 다른 홈쇼핑과 데이터쇼핑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고, 일부는 오픈마켓 등 온라인 유통채널에도 반사이익이 돌아가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