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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의 키노아이] 실체 없는 공포의 대가, 제임스 완 내한

입력 : 2016-05-28 07:01:00 수정 : 2016-05-28 13: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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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출신 공포영화의 대가 제임스 완(39)감독이 지난 25일 내한해 2박3일의 짧은 기간 동안 한국의 팬들과 소통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2005년 국내 개봉한 영화 '쏘우'는 그의 이름을 처음 세상에 알린 작품으로, 8분짜리 단편 영상이 영화화된 후 제작비 대비 무려 5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대 흥행작이었다.

'쏘우' 시리즈는 이후 7편까지 제작되며 세계 장르영화의 새로운 획을 그었고('쏘우 8'은 제작 중), 제임스 완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컨저링' '인시디어스' 시리즈(연출, 제작 포함)를 성공으로 이끌며 '공포영화의 대가'라는 칭호를 부여 받았다.

특히 '컨저링'(2013)은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카피로 국내에서만 무려 230만여명의 관객을 그러모으며 그의 실력을 입증한 또 다른 프랜차이즈 영화가 됐다.

그리고 3년을 기다려 드디어 만나게 된 '컨저링 2'는 에드 역의 패트릭 윌슨, 역의 베라 파미가가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워렌 부부'로 그대로 등장해 영국 의 한 주택에서 일어난 기이한 현상을 파헤친다.

제임스 완 감독은 전편의 이야기 줄기는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시·청각적 자극에서 비롯되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심을 극대화하며 2시간여 동안 숨을 멎게 만든다.

특히 전편보다 스토리는 촘촘해진 반면, 관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유머가 곳곳에 배치돼 그의 '여유'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영화 '컨저링 2'(감독 제임스 완, 2016) 스틸.


지난 26일 진행된 한국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에서 그는 "호러와 코미디는 자매관계 같다"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완은 "두 장르 모두 인간의 본성을 건드려 즉각적인 반응을 자아내는 점이 비슷하다. 어쩌면 제가 나중에는 코미디를 연출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출자로서 그는 자신의 장점이 '스토리'에 있다고 자부했다. "제 영화에서 공포를 걷어내면 드라마적인 요소나 스토리를 잘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 점을 할리우드 제작자들도 파악하고 있죠. 영화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다른 장르에 대한 이해도도 꽤 높은 편이고요." 그는 DC 히어로 무비인 '아쿠아맨'이나 과거 인기 TV드라마 시리즈를 스크린에 옮길 '맥가이버' 같은 대작 연출을 앞두고 있다.

'공포=고통'이란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는 "공포는 우리에게 재미나 흥미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내가 호러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관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연출하기도 한 그는 액션대작을 연출하면서 오히려 호러영화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촬영장이 조용하고, 액션이 작고, 여운은 길게 남는 호러영화를 더욱 사랑하게 됐죠."

한국영화 산업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얼마 전 이정범 감독의 '아저씨'를 인상 깊게 봤다는 그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보편적인 내용을 다룬다면, 한국영화는 과감한 주제를 용감하게 다루는 면이 있다"며 한국영화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가 '컨저링' 시리즈에서처럼 '초자연적 현상'에 유독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뭘까. 제인스 완은 "아시아에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미신이나 귀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영화 작업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도 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는다.

제임스 완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한 분야에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감독이기도 하다. 한국의 팬들은 그에게 '임수완'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을 정도로 그의 영화에 열광하고 있다. 제임스 완은 이날 '불참의 아이콘'인 개그맨 조세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일종의 '팬 서비스'에 나섰다. 

신작 '컨저링 2'를 홍보하며 그는 "관객 200만명 이상 보시면 한국 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는 영상 편지를 찍어 SNS에 올리겠다"는 귀여운(?)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제임스 완 감독은 각종 언론 인터뷰를 비롯해 한국 영화아카데미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 행사, 관객과의 만남(GV) 등 이틀간의 꽉 찬 스케줄을 소화한 뒤 28일 출국할 예정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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