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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쇄신 접고 반 총장에 기대려는 친박의 몰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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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4 21:58:23 수정 : 2016-05-24 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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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수습은 뒷전인 채
반기문 영접에 공들여
대권경쟁도 패권주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반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4·13 총선 후 정계개편론 확산과 맞물려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부각되는 터다.

총선에서 유력 대선후보군을 대거 잃은 새누리당은 반 총장 영접 준비에 바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같은 ‘충청 출신’인 반 총장이 포럼 참석을 위해 이틀간 머물 제주로 직접 내려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고 보는 친박계 의원들은 아주 열성적이다. 고양시 일산 킨텍스, 경북 안동 하회마을 등 반 총장이 가는 곳마다 홍문종 의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친박 인사가 따라다닐 것이라고 한다. 집권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40일이 지나도록 임시 지도부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 식물정당 상태를 면치 못하는 것은 비박계 중심의 비대위·혁신위 인선안을 걷어찬 친박계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이 어제 만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혁신 비대위 구성 방안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당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친박은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해 계파정치를 고수하겠다는 패권주의를 분명히 한 상태다. 반 총장 영입을 노리는 것은 그 연장선상이다. 친박 뜻대로 대선후보를 골라 미래권력 창출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다. 반성·쇄신은 안중에 없고 권력놀음에 골몰하는 오만한 태도는 몰염치하기까지 하다. 당 수습에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제주로 달려가는 정 원내대표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굉장한 권력욕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친박에서 옹립하면 대통령 후보로 출마는 할 수 있다”고 했다. 반 총장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정치판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유념해야 한다. 야당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반 총장은 검증을 견디기 어렵다. 100% 패배한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유엔이 사무총장 퇴임 후 정부직 진출을 제한하는 결의를 채택했던 사실은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꽃가마를 태운다고 덜컥 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것도 민심을 잃은 친박이 내미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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