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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위정불난(爲政不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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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18 21:22:01 수정 : 2016-05-18 21: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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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쉽다.’ 맹자의 말이다. ‘맹자’ 이루장에서 그는 이렇게 단언한다. “정치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큰 가문에게 죄를 얻지 않는 게 중요하다. 큰 가문이 군주를 따르면 백성도 좋아하게 되고, 한 나라가 좋아하게 되면 천하가 그를 사모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세찬 폭우처럼 덕의 교화가 온 세상에 넘치게 된다.(爲政不難 不得罪於巨室 巨室之所慕 一國慕之 一國之所慕 天下慕之 故沛然德敎溢乎四海)”

매우 현실적인 조언이다. 전제정치 시절 군주가 백성으로부터 우러름을 받는 것은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성군(聖君) 반열이다. 우선순위는 그 나라의 큰 가문으로부터 협조를 얻어내는 것이 좋은 정치로 가는 일차적인 목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 최고지도자가 어떻게 해야만 정치를 잘할 수 있을까.

춘추시대 명재상 ‘관자’는 ‘백성은 산속의 옥과 물속 진주를 찾아내듯 군주의 음덕을 알아낸다(山玉淵珠)’고 전제하고 “훌륭한 지도자는 백성을 두려워하여 마음을 닦고 덕을 쌓으면서 도를 위반할까 염려한다(聖主明王畏百姓 修心積德憂違正)”며 “좋은 재물은 백성들에게 돌아가게 하고 잘못은 모두 자기 책임으로 돌린다(珍財貴物返人民 有過無宜歸己行)”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관자’는 최고지도자가 범하기 쉬운 세 가지 과오를 꼽았다. 군주는 그 백성에 대해 요구하고, 금지시키며, 명령하고 싶어하지만 한계를 넘게 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진 군주라고 하더라도 위태로워진다고 경책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소통에 힘쓰는 등 달라지고 있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를 만나고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하는 등 협치(協治)에 시동을 걸고 있다. 4·13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수렴하려는 자세인가. 부디 정당·계파를 초월해 합리적 의견에 귀 기울이고 소통으로 국민통합적 정치를 하길 바란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爲政不難 : ‘정치를 하는 게 어렵지 않다’는 뜻.

爲 할 위, 政 정사 정, 不 아닐 불, 難 어려울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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