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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경계 살아온 문인들… 그들의 삶과 문학 재조명

입력 : 2016-05-05 23:07:17 수정 : 2016-05-05 2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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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 ‘탄생 100주년’ 박두진 등 8인 선정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한국문학작가회의와 함께 매년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들 중 기억할 만한 6~8인을 선정해 심포지엄과 문학의밤 행사를 해온 지도 16년째다. 올해는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을 테마로 김종한, 김학철, 박두진, 설창수, 안룡만, 이영도, 최금동, 최태응 등 8인을 재조명한다.

1916년생 작가들은 일제 말기, 해방 직후, 6·25전쟁이라는 시대의 경계를 산 인물들이다. 이들이 어떻게 경계를 넘나들고 그 삶을 문학으로 재구성했는지 돌아보는 특징을 지닌다.

김종한(1916~1944)은 시인, 평론가, 출판기획자 및 수필가로 전방위적 활동을 한 인물이다. 해방 전 급서한 그는 일제 말기 친일작가로 국내에서는 연구가 배제됐지만 일본에서는 전집까지 발행할 정도로 짧은 생을 살다 가면서 다양한 저작을 남겨 재조명이 필요한 작가다.

청록파의 일원인 박두진(1961~1998)은 6·25전쟁과 사월혁명을 겪으면서 보다 현실에 밀착한 시편을 생산한 면모를 보였다. 김학철(1916~2001)은 철저히 역사에 헌신한 기념비적 면모를 간직한 인물로 명실상부한 혁명가 작가였다.

월남민 출신 전쟁 구세대 작가인 최태응(1916~1998)은 월남 이후 철저히 현실에 순응해 복무했다. 반공주의 국가시스템과 길항하면서 암울한 시대현실을 살아간 훼손된 삶의 상징적 인물이다. 안룡만(1916~1975)은 일제강점기 노동자 출신으로 독특한 개성을 구축한 노동시로 평가를 받았지만 월북 이후 북한 체제에 순응하고 안주하는 시를 썼다. 설창수(1916~1998)는 경남 진주를 거점으로 지역문학론을 펼치면서 좌파에 대응하는 우익적 실천을 한 인물이다.

현대 여성시조시인의 원조 격인 이영도(1916~1976)는 평생을 생계의 현장에서 일하며 생활형 시인의 길을 걸었고 청마 유치진과 주고받은 편지로 유명한 인물이다. 최금동(1916~1995)은 한국 시나리오의 기원을 열었다.

올해는 유독 친일·월북 문인들이 눈에 띄거니와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친일과 월북을 차별하지 않고 오로지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잣대로 매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할 문인들을 일관되게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문학제에서는 심포지엄(12일 광화문 교보빌딩)과 문학의 밤(13일 연희문학창작촌), 청록집 발간 70주년 시그림전, 김학철 박두진 설창수 최태응의 유가족들이 아버지로서의 작가들 모습을 회고한 글을 ‘대산문화’ 여름호에 소개하는 이벤트들로 이어진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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