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1916~1944)은 시인, 평론가, 출판기획자 및 수필가로 전방위적 활동을 한 인물이다. 해방 전 급서한 그는 일제 말기 친일작가로 국내에서는 연구가 배제됐지만 일본에서는 전집까지 발행할 정도로 짧은 생을 살다 가면서 다양한 저작을 남겨 재조명이 필요한 작가다.
청록파의 일원인 박두진(1961~1998)은 6·25전쟁과 사월혁명을 겪으면서 보다 현실에 밀착한 시편을 생산한 면모를 보였다. 김학철(1916~2001)은 철저히 역사에 헌신한 기념비적 면모를 간직한 인물로 명실상부한 혁명가 작가였다.
현대 여성시조시인의 원조 격인 이영도(1916~1976)는 평생을 생계의 현장에서 일하며 생활형 시인의 길을 걸었고 청마 유치진과 주고받은 편지로 유명한 인물이다. 최금동(1916~1995)은 한국 시나리오의 기원을 열었다.
올해는 유독 친일·월북 문인들이 눈에 띄거니와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친일과 월북을 차별하지 않고 오로지 문학의 눈으로 바라보는 잣대로 매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할 문인들을 일관되게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문학제에서는 심포지엄(12일 광화문 교보빌딩)과 문학의 밤(13일 연희문학창작촌), 청록집 발간 70주년 시그림전, 김학철 박두진 설창수 최태응의 유가족들이 아버지로서의 작가들 모습을 회고한 글을 ‘대산문화’ 여름호에 소개하는 이벤트들로 이어진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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