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싱크홀 주범 ‘노후 하수관로’ 손본다

정밀조사 결과 55% 정비 필요/개발 낙후된 남구·서구 보수 시급

대구지역 도심 지반침하 현상(싱크홀)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노후 하수관로가 내년부터 대대적으로 정비된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내 8개 구·군이 6개월에 걸쳐 지반침하나 균열, 파손 등이 일어난 지역 내 노후 하수관로를 정밀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하수관로 272.7㎞ 가운데 55.6%인 151.7㎞가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수가 필요한 하수관로는 달성군이 30.7㎞로 가장 길었고, 남구 30.3㎞, 동구 27.5㎞, 서구 19.6㎞ 순이었다.

특히 노후 관로 가운데 파손이나 붕괴 등으로 긴급 보수가 시급한 관로는 47㎞로, 전체 정비 대상 중 31%에 해당됐다. 개발이 낙후된 남구 (28.8㎞)와 서구 (12.3㎞)에 긴급보수 대상이 집중됐다. 남구의 경우 조사 지점 1115곳 중 67곳만 양호했고, 관로 전체를 보수해야 할 곳이 77.2%인 861곳을 차지했다. 하수관로 조사 대상은 건설된 지 20년이 넘었거나, 지하 10m 이상 굴착 또는 폭발물을 사용한 지역으로부터 20m 이내에 있는 하수관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2014년 지방자치단체별 긴급점검에서 지반침하와 균열, 파손 등이 발견됐거나, 규모가 큰 관로 및 간선도로 아래 관로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대구시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하면 지반침하 예방과 수질오염 방지, 침수 문제 해소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반침하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고, 하수관로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어 자산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노후 하수관로 전체를 개·보수하는 데 1714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개·보수 사업이 진행되는 첫해인 내년에는 190억원을 예산으로 책정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첫 정비를 시작해 5년 안에 마치려면 국비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비 지원 규모가 올 하반기 확정되면 전 구·군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 하수관로 정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문종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