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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문 걸린 수배범, 제지하는 행인 매달고 5㎞ '광란질주'

입력 : 2016-05-03 10:03:03 수정 : 2016-05-03 1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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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수배자가 검문을 피하려고 제지하는 행인을 승용차 보닛에 매단 채 광란의 도주극을 벌이다 붙잡혀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됐다.

충북 청주지법 형사합의 12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사람을 차에 매달고 난폭 운전을 한혐의(특수상해 등)로 구속기소 된 김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공무집행 방해 전과가 있는 데다 피해자와 합의도 못 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사기죄로 벌금 300만원을 내지 않아 수배를 받아온 김모(29)씨는 지난 2월 11일 오후 4시 20분쯤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에서 친구의 차량으로 운전하고 있었다.

김씨가 몬 친구의 SM5 승용차는 체납 차량이었다.

김씨가 운전하던 차량은 때마침 검문 검색을 하던 경찰에 적발됐고, 순찰차는 김씨에게 차량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차를 잠시 세운 김씨는 경찰관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불응하고는 그대로 운전해 줄행랑을 쳤다.

이 바람에 검문하던 A(38)경위가 발이 치여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김씨 차량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가까스로 비켜가는 곡예운전을 하며 계속 달아났다.

이 광경을 본 행인 한모(32)씨가 도주하는 김씨 차량을 맨몸으로 가로막았다.

그러나 김씨 차량은 멈춰 서지 않았고, 한씨는 차량 보닛에 매달렸다.

김씨는 한씨를 차에 매달고 난폭운전을 하며 주택가와 청주 산업단지를 5㎞가량 더 내달렸으나 경찰 추격을 따돌리지는 못했다.

결국 김씨는 청주 산업단지의 한 공장 주차장에 차를 버린 뒤 공장 옥상으로 달아났다.

보닛에 매달렸던 한씨는 김씨의 차가 멈춰서는 순간 바닥에 떨어지면서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옥상으로 수상한 사람이 들어갔다는 공장 경비원의 진술을 토대로 공장 안을 수색해 김씨를 1시간여 만에 붙잡았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수배자 신분이 들킬까 봐 겁이 났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사기죄 외에도 청주 주택가에서 원룸을 빌려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등처벌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였다.

광란의 질주를 벌인 김씨 차량을 가로막았던 회사원 한씨는 "겁이 났지만,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가 다칠 것 같아서 가로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경찰은 한씨에게 용감한 시민상과 신고 보상금을 전달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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