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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가습기 살균제 공식 사과 …피해자단체 "쇼에 불과"

입력 : 2016-05-02 20:48:57 수정 : 2016-05-02 20: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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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까지 피해보상기구 설립…인도적 기금은 1·2등급 외 피해자에게
피해자단체 "검찰 수사·불매운동에 따른 언론플레이" 질타
아타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는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오현승 기자.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가습기 살균제 사고 발생 5년만에 피해보상 전담기구를 설립하고, 100억원 가량의 인도적 기금 활용 방안을 담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본격화된 검찰 수사를 의식한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질타가 쏟아진다.

아타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는 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손상 피해를 입은 모든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옥시는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고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기업으로, 옥시 제품을 사용하다 사망에 이른 피해자는 100여명을 넘는다. 샤프달 대표는 "한국 법인뿐만 아니라 영국 본사를 대표해 공식 사과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옥시가 내놓은 피해보상안은 피해보상을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1·2등급 외 피해자들에게도 100억원 규모의 인도적 기금이 쓰이도록 하겠다는 게 골자다.

우선 옥시는 질병관리본부와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하신 피해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1등급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하다고 판명난 경우, 2등급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능성 높다'고 판명난 경우에 해당한다. 현재 1·2차 정부 피해조사 신청자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을 쓴 피해자 중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는 178명이다. 사프달 대표는 "오는 7월까지 피해보상을 위한 전문가 패널을 구성한 후, 보상계획과 지원내용, 신청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또 옥시는 1·2차 등급판정자 외 피해자에게도 자신들의 인도적 기금이 쓰이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사프달 대표는 "2014년에 출연한 50억원에 이어 50억원 증액된 100억원의 인도적 기금은 1·2등급 외 다른 피해자를 위해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패널 구성 및 최고 책임자와 관련해선 "피해자분들과 긴밀히 협의해서 인도적 기금 사용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다만 이 같은 옥시의 피해보상안이 형식적 사과에 불과하다는 질타가 쏟아진다. 옥시에 대한 검찰 수사강도가 높아지고, 옥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등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입장 표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기자회견장 단상에 올라가 옥시의 사과가 미흡하다며 아따 샤프달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오현승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연대의 최승운 대표는 "옥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니 기자가담회 형식을 빌어 사과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비난한 뒤, "진정한 사과 의지가 있다면 피해자들을 한분씩 찾아가 진심어린 사과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소리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옥시 측이 기자회견장 대관 시간을 이유로 급히 끝마치려하자, 피해자들이 이에 강력히 항의하며 2~3차례 가량 중단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또 다른 유가족 연대 관계자는 "5년간 기다렸는데 이게 무슨 사과냐, 과연 누구에게 사과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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