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도 남부에 있는 망산 중턱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 풍경. 대병대도, 소병대도, 매물도, 소매물도 등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거제가 숨겨놓은 마지막 명소로도 불린다. |
배를 타고 섬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봄 경치를 만끽하며 거제도의 바다를 담으려면 차로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제격이다. 백미는 동부 장승포에서 남부면 저구삼거리까지 해안을 끼고 달릴 수 있는 14번 국도다. 14번 국도 곳곳에서 지방도를 따라 구석구석으로 들어가면 거제도의 비경을 맞닥뜨릴 수 있다.
경남 거제 우제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금강. 바다의 금강산이란 의미의 해금강의 진짜 이름은 갈도다. 유람선에서 해금강을 보면 섬이 두 개로 나뉘어 있는데, 전망대에서는 세 개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
경남 거제 우제봉 전망대 근처에 있는 신선대와 바다 풍경. 신선대는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는 곳으로 검은색, 보라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을 품고 있는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파도가 일으키는 하얀 물보라가 장관이다 |
낭만을 잠시 접어두고 우제봉 전망대로 향하자. 우제봉 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이 여행객을 맞는다. 신선대는 이름대로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는 곳이다. 검은색, 보라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을 품고 있는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파도가 일으키는 하얀 물보라가 장관이다. 신선대 건너편에 있는 바람의 언덕은 소가 먹는 풀들이 많이 있는 곳이어서 ‘띠밭늘’로 불렸다. 그러다 바람이 센 것에 착안해 작명을 새로 했다고 한다.
우제봉 전망대는 갈곶리(葛串里)에 있다. 칡이 많은 곳이어서 이름 붙여졌는데 지금은 해금강마을로 더 알려져 있다. 우제봉은 중국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신하 ‘서불’을 보냈는데 거제 해금강에 들른 후 우제봉에 ‘서불과차(徐市過此)’란 글을 새겼다는데 흔적을 찾기는 힘들다.
우제봉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의 금강산이란 해금강으로 알려진 갈도(葛島)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보는 방향과는 반대편이다. 유람선에서 해금강을 보면 섬이 두 개로 나뉘어 있는데, 전망대에서는 세 개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망대에서 보는 해금강 반대편 바다 풍경도 일품이다. 거제의 망산과 10여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섬들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다.
경남 거제 우제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 풍경. 오른편의 망산과 왼편의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의 풍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우제봉 전망대는 갈곶리(葛串里)에 있는데 지금은 해금강마을로 알려져 있다. |
14번 국도의 종착역인 저구삼거리에서는 여차·홍포 전망대로 향해야 한다. 망산 중턱에 자리 잡은 전망대를 가려면 여차 마을 쪽에서 올라 홍포 마을 방향으로 가거나 반대 방향으로 가도 된다. 전망대에서는 대병대도, 소병대도, 매물도, 소매물도, 가왕도 등을 손에 잡힐 듯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우제봉 전망대에서 멀리 보이던 그 풍경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것이다. 전망대 부근은 도로 폭이 좁고 일부는 비포장도로다. 이에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오지 않고, 대중교통으로도 찾기 힘들다 보니 거제가 숨겨놓은 마지막 명소로도 불린다. 짙푸른 바다와 여러 섬들이 이루는 한 폭의 수채화는 ‘나만의 풍경’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싶다.
거제=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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