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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성공의 열쇠… 고전을 읽어라

입력 : 2016-04-16 02:00:00 수정 : 2016-04-15 1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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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사기’ 완성하려 거세 치욕 감내
다빈치는 인문고전 읽고 비로서 도약
시대정신 사라진 21세기는 천하무도 시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것인가’ 질문에
검증된 생각의 결정체 ‘고전’서 답 찾아야
임병희 지음/비아북/1만4000원
버티는 힘/임병희 지음/비아북/1만4000원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공자의 ‘논어’,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당신은 네 권의 책 중 몇 권을 읽었는가. 기자는 대학 시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2, 3일쯤 붙들고 있다가 지적 역량을 크게 자책하고는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 외의 책들은 제목이야 수없이 들어봤지만 시도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 이런 책 안 읽는 게 뭐 대수인가.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 책은 차고 넘친다.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던 이들이 만든 고전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검증을 받은 생각의 결정체다. 공자의 ‘논어’, 사마천의 ‘사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은 시대와 지역에 상관없이 읽혔고 지금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한사코 ‘고전’이라 불리는 이런 책들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버티는 힘’,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들도 그렇다. 고전읽기는 생존의 문제이며, 현실에서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강조하기까지 한다. 왜 그런가.

‘버티는 힘’은 시대정신을 이야기한다. 1960∼70년대의 시대정신은 산업화·경제화, 1980년대는 민주화였다. 그러나 1990년대 구제금융사태로 산업화·경제화는 무위로 돌아갔고, 민주화를 통해 얻은 인간의 권리도 돈 앞에서 무기력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렇게 맞은 21세기, 이제 시대정신은 사라졌다. 지금까지의 성과가 순식간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삶을 짓누르는 ‘천하무도’(天下無道)의 시절이다. 시대정신이 분명할 때 삶의 좌표는 분명했으나 그렇지 않은 지금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길게는 1000년 넘는 세월을 버티며 검증된 생각의 결정체인 고전은 적절한 질문과 온당한 대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지렛대일 수 있다.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원작으로 한 공연의 한 장면. 고전은 시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지혜를 전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사마천의 ‘사기’를 보자. 그 속에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절망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거세, 사형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서 사마천은 거세라는 치욕을 선택하고 살아남는다. 그의 결정은 ‘사기’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에게 거세의 절망, 치욕보다 사기를 완성해야 한다는 더 큰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사마천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는 항상 중요한 단 하나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삶을 사는 이유가 되고 절망과 체념을 이겨내는 힘이 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지성 지음/차이정원/1만7000원
리딩으로 리드하라/이지성 지음/차이정원/1만7000원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말하는 고전읽기의 효용은 실질적이다. 제목이 암시하듯 그것은 성공의 열쇠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사례를 든다. 서른 살의 다빈치는 실패한 예술가였다. 르네상스를 이끈 지배층은 그를 삼류로 취급했다. 우울증,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그는 라틴어 독학을 시작했고 문학, 철학, 역사 고전을 읽었다. 저자는 “인생을 건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하면서부터 다빈치의 천재성이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며 “누구든지 자신의 두뇌를 지금보다 몇 단계 높은 차원으로 도약시키고자 한다면, 나아가 천재의 영역에까지 들어가고자 한다면 반드시 인문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고전읽기의 어려움이다. 학자들조차도 하나의 고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건 고전이 그만큼 난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피해갈 재주는 누구도 없다. 그래서 ‘버티는 힘’은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얻고자 스스로 노력할 때 고전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던져준다”고 충고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고전을 읽다가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고 에베레스트 산이나 태평양 한가운데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당황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신호니까”라고 위로했다.

그러나 고전을 제대로 혹은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 정도는 알려준다. ‘버티는 힘’은 고전에 담긴 생각이 탄생한 이유을 생각하고, 고전의 내용을 자신의 삶에 투영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충고도 곁들인다.

“스스로 무언가에 대한 한계를 먼저 설정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볼 때 고전은 책이 아니라 내 삶이 됩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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