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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적이고 획일적인 교실… 아이들은 “답답해요”

입력 : 2016-04-15 19:48:39 수정 : 2016-04-15 19: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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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미 글/윤봉선 그림/한겨레아이들/9500원
고맙습니다 별/박효미 글/윤봉선 그림/한겨레아이들/9500원


수택이네 반에 ‘고맙습니다’ 알림판이 달렸다. 하루에 하나씩 고마운 사람이나 물건을 찾아 별 스티커에 쓰고 붙이란다. “고마운 거…?” 수택이는 고민에 빠졌다. 첫날 수택이는 ‘테레비’라고 별 스티커에 썼다. 글자를 가르쳐 준 게 고맙다고 했지만 선생님은 ‘텔레비전’이라고 쓰지 않았다는 지적했고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라고 나무랐다.

다음날에는 ‘전기장판’이라고 썼다. “방을 따뜻하게 해주니까 고맙습니다.” 선생님은 좋다고 했지만 “전기장판은 전자파가 많아서 몸에 안 좋아요”라고 토를 달았다. 전자파가 뭔지 모르는 수택이는 헷갈렸다.

세번째 별 스티커의 대상은 인명 구조대원. 이건 수택이의 생각이 아니라 누나가 가르쳐 준 것이다. 해수욕장에 가본 적이 없는 수택이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누나는 바보 멍텅구리라고 욕을 하고 몰라도 쓰라고 윽박을 질렀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듬뿍 칭찬을 받았다. 수택이는 이상했다. “칭찬받으니까 기분도 최고였다. 하지만 가슴속에 돌멩이 하나가 들어간 것 같았다.”

책의 시선을 날카롭다. 선생님은 다정하고 온화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 고마움의 정형을 요구하고 있다. 권위적이고 획일적인 교실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아이는 답답함을 느낄 뿐이다. 여기에 수택이의 집을 해고노동자 가정으로 그려 아슬아슬한 일상을 더한다. 팍팍한 일상 속에 수택이의 고민은 쉽게 풀리지 않지만 끝내 나름의 답을 찾아낸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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