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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갤러리] 여유와 평화… 오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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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12 19:30:57 수정 : 2016-04-12 19: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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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네 ‘물고기 파는 여인’
(81x60cm·개인소장)
스페인 화가 이레네 로페즈 데 카스트로는 아프리카의 빛과 영혼을 담아내는 작가다. 주로 아프리카 말리를 배경으로 황토빛 풍광과 사람들을 통해 인간 영혼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해 오고 있다.

이레네는 늘 남쪽나라의 빛을 그리워하면서 종국엔 아프리카의 이국적인 매력에 빠져들었다. 어렸을 때 보았던 19세기 화가들의 아프리카 여행노트에 이끌려 길을 떠나게 된다. 이때가 나이 스물하나, 처음 방문했던 아프리카 말리의 매력에 이끌려 지난 20여년의 세월을 줄곧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아프리카를 그려오고 있다.

이레네에게 아프리카는 한없이 펼쳐진 거친 사막과 그 위에 펼쳐진 척박함이 아니다. 슬로 템포를 꿈꾸듯 서두르지 않는 여유로움과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평화로움이 금빛 풍광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은 따뜻하고 고귀한 영혼으로 화폭에 펼쳐진다. 그들의 초상화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영혼의 아름다움 그 자체다.

그의 그림 ‘물고기 파는 여인’의 표정을 보자. 맑고 그 어드메에도 시름이란 없다. 그저 오늘 팔 물고기가 있음에 족할 뿐이다.

아프리카에는 원래 내일이란 말이 없었다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는 그림이다. 오늘만 있을 뿐이다. 우리의 눈에는 대책 없는 삶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선 도리어 우리가 안쓰러운 존재다. 문명화된 현대인들이 미래의 시간까지 당겨다 걱정하고 있는 바보들인 것이다. 사실 존재하는 시간은 늘 오늘뿐이다. 우리는 늘 오늘을 살 뿐이다. 미래와 과거는 관념의 시간들이다. 아프리카는 그것을 깨우쳐 주는 공간이다.

미래만을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에게 오늘은 실종된 상태다.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고 물질욕에서 허우적거린다. 잉여산물의 축적에서부터 인류의 뺏고 뺏기는 전쟁이 시작됐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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