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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외로움… 인간 혐오증 부른다

입력 : 2016-04-01 20:48:38 수정 : 2016-04-01 20: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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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다카시 지음/김해용 옮김/동양북스/1만3000원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오카다 다카시 지음/김해용 옮김/동양북스/1만3000원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보복 운전, 묻지마 폭행과 같은 분노 범죄가 연일 벌어진다. 부모가 의붓자식을 감금하고 폭행하는가 하면, 친자식을 학대 살해 암매장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잇따른다. 이런 사건들의 근저에는 현대 사회의 특징적인 정서인 ‘분노와 외로움’이 도사리고 있다.

일본의 유명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는 이 책에서 분노와 외로움이 타인 혐오증으로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타인 혐오증을 ‘인간 알레르기’라고 했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는 증상이 몸의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하다 해서 ‘인간 알레르기’라고 명명했다.

통상 심리적인 거부는 몸의 반응으로 번진다.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몸이 굳고, 소름이 돋으며, 가슴이 뛰고 속도 거북해진다. 의학 용어로 알레르기의 원인 되는 물질을 알레르겐이라고 한다. 혐오감에 동반되는 고통이나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의 깊숙한 곳에는 ‘인간 알레르기’가 뼛속 깊이 박혀 있다. 인간 알레르기’를 내버려두면 건강이나 수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사람을 싫어하는 증상은 몸의 알레르기 반응과 비슷하다”면서 “타인을 혐오하고 싫어하는 원인의 하나로 지목받는 분노와 외로움은 운동부족보다도 더 해롭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것은 불치의 병이 아니다. 개개인의 내면에 들어 있는 ‘자기 회복 장치’를 가동시키면 인간 알레르기 반응은 완화된다. 저자는 이 장치를 가동시키는 한 방법으로 연민에 대한 훈련을 제시한다. 이를테면 연민은 곧 다정함으로 나타난다. 타인에 대한 연민은 인간 활동의 생명수와 같다. 이는 어린이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에도, 어른이나 노인의 건강과 장수에도 꼭 필요한 마음의 영양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누구나 다정한 보살핌을 받으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행복 호르몬 또는 애정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은 스트레스나 불안을 완화해주고 타인에 대한 호의와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연민 훈련과 같은 자기회복장치를 가동시키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저명 인사들 가운데 이 같은 자기회복장치가 결핍된 사람들이 많다.

근대기 대철학자 니체,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장애를 앓았다. 세 살이 되어도 말 한마디를 못했다. 네 살 때 독서를 시작하며 천재 기질을 드러냈다. 정신적으로는 불안하고 과민했지만 성적은 우수한 괴팍한 아이였다. 스물다섯 살이라는 아주 젊은 나이에 바젤 대학의 교수가 된 그는 고독했다. 인간관계에 서툴렀다. 그런 점에서 쇼펜하우어와 매우 흡사하다. 그는 10년 후 대학을 그만두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아예 끊은 채 은둔 생활에 들어갔다. 그는 철학자가 되지 않았으면 아마도 머리 좋은 ‘오타쿠’가 되지 않았을까.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으로 유명한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 그는 태어나자마자 어느 집 양아들로 보내졌다가 돌아왔다. 그는 친부모에게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당연히 친부모에게 아무런 정을 느끼지 못했다. 이런 태생적 한계는 소세키가 주눅 든 젊은이가 되도록 만들었다. 그는 평생 고독감에 사로잡혔고 자기 부정에 시달렸다. 저자는 유명 인사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자기회복장치를 가동하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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