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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아닌 인간 같은 ‘사이보그’ 시대 올 것인가

입력 : 2016-03-19 03:00:00 수정 : 2016-03-18 21: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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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안구·신장·심장까지 응용기술 광폭 발전
“인간과 사이보그 경계 점점 모호해질 것” 전망
포스트휴먼 시대 대비 윤리기준 필요성 강조
크리스 그레이 지음/석기용 옮김/이인식 해제/김영사/1만6800원
사이보그 시티즌/크리스 그레이 지음/석기용 옮김/이인식 해제/김영사/1만6800원


지난해 1월 개봉한 영화 ‘엑스마키나’(Ex Machina)는 사이보그와 인간의 ‘어두운’ 미래를 은유하는 것 같다. 인간의 감정 통제력까지 갖춘 사이보그(로봇)가 탄생한다면, 인간 사회를 어떻게 위협할 수 있는지 영화는 비교적 명확히 보여준다. 영화에서 사이보그를 창조한 오만한 인간은 결국 사이보그에게 조종당하고 죽음을 맞는다. 알파고와 천재 기사 이세돌 9단의 최근 ‘세기의 대국’을 보면서 이 같은 불편한 상상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신간 ‘사이보그 시티즌’에서는 인간과 사이보그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이보그 기술의 응용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장기 이식뿐만 아니라 인공안구, 인공신장, 인공간, 인공심장까지, 인간의 의학적인 개조는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인간의 생식에까지 그 영역을 넓힐 단계에 와 있다. 난임인 여성도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으로 대부분 아이를 가질 수 있다. 뇌사 상태의 임산부에서 아이를 살려 낳을 수도 있다.

죽음은 인간에게 유혹이자 가장 커다란 두려움이다. 인간은 DNA 조작으로 영원한 생명을 추구한다. 그래서 새로운 생명(복제)도 시도한다.

2105년 개봉된 영화 ‘엑스 마키나’에서 인공지능 인간으로 나오는 여성이 주인공과 대화하는 영화의 한 장면인데, 결국 인간은 인공지능 인간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할리우드 여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인공지능 여성으로 나온다.
김영사 제공
하지만 이는 역으로 무서운 미래를 암시한다. 이런 발전은 “평균 이하의 지능이나 신장 그리고 외모를 지닌 태아들의 낙태”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이버 공간 문제점도 지적한다. 저자는 “인터넷은 미국의 군사 네트워크에서 유래한 것이기에, 미국 정부가 상당한 통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컴퓨터에 능통한 사람들은 인터넷을 무정부 상태의 자치공간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풀이했다.

저자는 결론에서 인공지능의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 인공두뇌학과 나노기술, 사이보그학을 다시 한번 정의하며 결국 제대로 된 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체계적인 저항이 절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미국 정부가 사이보그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은 전쟁의 필요성 때문이다. 포스트모던 전쟁은 사이보그 전사들에게 의존하게 되고, 미래 분쟁에서는 대량살상무기, 정보전의 고안 그리고 나노기술의 도래가 특히 중요해질 것이다.”

저자는 “인공진화란 다윈이 논의했던 사육동물의 의도적인 품종개량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몸과 유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개조까지 포함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미숙한 수준이지만, 새로운 기술과학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를 개조해 인간으로 분류할 수조차 없는 생명체들을 창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포스트휴머니티 안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수립할 것인지는 바로 정치 윤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인간과 비슷한 인공지능을 가진 데다 감정을 가진 사이보그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면 인류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저자는 사이보그 개발 이전에 윤리 기준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시행 300년 동안 인류는 말할 수 없는 문명의 진보를 이룩했지만, 불평등 심화와 가치의 혼란을 볼 수밖에 없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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