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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단단한 ‘유리천장’… 여성의원 비율 ‘북한과 동급’

입력 : 2016-03-06 19:13:56 수정 : 2016-03-07 09: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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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세계 여성의 날’… 갈길 먼 양성평등 우리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국회에서 여성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에서 100위권 밖의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리천장지수’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년째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늘었지만 한국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단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여성의원 16.3%, 북한 수준


8일은 제108주년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국제의원연맹(IPU)이 올해 세계 191개국 의회의 여성 국회의원 숫자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여성 의원 비율은 북한과 함께 16.3%로 111위에 그쳤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의 숫자는 49명,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 중 여성은 112명이다.

수도권의 한 여성 국회의원은 6일 전화통화에서 “여성 의원이 늘었다고 하지만 아직 20%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여전히 주요 정보 공유나 정치적 결정은 남성 의원이 주로 모이는 저녁 술자리에서 이뤄지곤 해 여성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여성 의원이 가장 많은 나라는 르완다로 전체 의석 80석 중 51명(63.8%)이 여성이었다. 반면 아이티·카타르·예멘 등 7개국은 여성 의원이 1명도 없었다.

◆대기업 여성임원 2.3%…OECD 꼴찌


OECD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전체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남성의 6분의 1 수준으로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한국 5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은 2.3%에 그쳤으며 직원 수 대비 임원도 남성은 1.3%, 여성은 0.1%로 성별 차이가 컸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 또한 저조했다. 매출 1위 삼성전자는 임원 1188명 중 48명(4.0%)이 여성이었으며 현대자동차는 266명 중 단 2명(0.8%)에 불과했다. 5위권에 드는 SK이노베이션(3.7%), 포스코(1.3%), LG전자(0.6%) 등도 여성 임원을 찾기 어려웠다. 한국전력공사,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등 238개(68%) 기업은 여성 임원이 1명도 없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성별 임금 격차 등 여성 관련 지표 10가지를 종합해 산출한 올해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OECD 29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25점을 받아 2013년 이래 4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1위는 82.6점을 기록한 아이슬란드였으며 OECD 평균은 56점이었다.

◆폭력과 편견에 노출된 여성

여성의 사회적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 가운데 가사와 육아 부담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가사노동시간 조사(2014년)를 봐도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3시간13분으로 남성(43분)의 4.5배에 달했다. 남성의 가사분담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진다’거나 ‘부인이 주로 하지만 남편도 분담한다’는 응답이 80.5%에 달했다.

여성은 성폭력·가정폭력에도 여전히 노출돼 있었다.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의 2015년 상담실적을 보면 이용자의 92.8%가 여성이었다. 직장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사례도 여전했다. 심층면접 조사에서 일부 참여자는 상사로부터 ‘집에서 애나 키워라’라는 등의 말을 들었다. 5년차 직장인 성모(29·여)씨는 “지난해 결혼 이후 직장 내에서 출산휴가나 퇴사로 생긴 빈자리를 메우는 업무만 맡고 있다”며 “상사들은 경력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내게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수연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활동 참여율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외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며 여성의 정치 대표성이나 안전성도 미흡하다”며 “양성평등적 정책과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병욱·홍주형·이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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