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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의 몰락, 아이들의 암울한 미래…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입력 : 2016-02-27 03:00:00 수정 : 2016-02-26 19: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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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도 깊숙이 스며든 ‘금수저· 흙수저’ 현실
저자 “미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 아니다” 단언
기회 격차의 간극 좁히려면… 적극적 해법 모색
로버트 D 퍼트넘 지음/정태식 옮김/페이퍼로드/2만2000원
우리 아이들/로버트 D 퍼트넘 지음/정태식 옮김/페이퍼로드/2만2000원


“미국이 위대한 건 잘못을 수정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1835)를 쓴 정치학자 토크빌의 유명한 말이다. 토크빌은 신분 차별이 없고, 평등한 조건의 미국식 민주주의를 찬양했다. 그러나 토크빌이 간과했던 미국 민주주의의 허점이 지금 표면화하고 있는 것이다. ‘금수저와 흙수저’처럼 기회 격차의 간극이 이미 미국의 현실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하버드대 공공정책 교수 로버트 퍼트넘은 이 책에서 “미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다”고 단언한다. 예컨대 가난한 아이들은 출발선에서부터 무거운 신발을 신고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다. 부모의 양육 차이는 아이가 맞이하는 미래에 또 다른 차이를 만들어낸다. 

저자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는 “국가에서 가난한 유년기 아이들에게 적은 지원금만 줘도 기회 격차를 크게 줄여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페이퍼로드 제공
“5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나의 고교 시절에는 아메리칸드림이 가능했다. 동창생 중 80%가 자신들의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위치에 올라섰다. 가정의 배경이나 인종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서도 상당한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오늘날 내 고향은 피폐해져 있고, 그 자녀들은 더 사회적 기회에서 멀어져 있다.”

저자는 정보의 평등화는 허구라고 비판한다. 오늘날 가난한 아이들이나 부자 아이들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기회가 평준화됐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은 인터넷을 상향 이동에 도움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가난한 아이들은 상당수가 즐거움이나 오락에 인터넷을 사용한다. 양육 방식의 차이에서 초래된 현상이다. 따라서 인터넷은 가난한 아이들이 갖는 불리한 조건을 반영하는 일종의 거울이다.

저자의 결론은 단호하다. 기회의 격차는 결국 아이들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또한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미래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의 심각한 질병은 사회의 경직화다. 계층이동이 정체되고 있다. 계층 간의 부조화는 이웃 간에도, 학교에서도, 결혼에서도, 그리고 작업장에서도 마찰의 요인이 된다. 기회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20세기에 비해 21세기에는 신분 이동이 훨씬 더 어렵게 되었다.

그러면 이런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할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정부와 각급 주 정부의 할 일이다. 특별 지원금의 지급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의 유년기(만 0~6세)는 뇌 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 가난한 가정에 약간의 지원금만 주어져도 아이의 학업 성적과 평생 소득에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생애 초기 5년 동안 가정 소득이 3000달러 증가하면, SAT 성적 20점에 달하는 학업 성적 향상이 일어난다. 이후의 삶도 약 20% 더 높은 소득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유년기에는 아이들이 잘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양질의 데이케어를 제공해야 한다. 신생아를 둔 부모에게는 의무적으로 양육 휴가를 줘야 한다. 또 다른 방안은 멘토링 프로그램과 무상 과외활동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다. 저자의 지적을 한국 현실에 대입시켜 봐도 시사점이 많을 것이다.

하버드 행정대학원장과 미국정치학회 회장을 지낸 저자는 미 정부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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