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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유학기제 성공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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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16 21:51:25 수정 : 2016-02-16 21: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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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것이 학생들이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이 학교로 갈 때보다 집으로 갈 때가 더 신나고, 개학할 때보다 방학할 때를 더 기다리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도 가르치는 보람을 찾기 어려웠고, 학교에서 가르침과 배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 ‘가르침과 배움이 신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도입한 교육정책이 자유학기제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지필식 시험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키우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이러한 자유학기제는 2013년 2학기에 42개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하였다. 비록 처음에는 미약하게 출발하였지만, 지난해에는 계획상의 목표치를 훨씬 초과하여 전국 중학교의 약 80%에 해당하는 2551개 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였다. 

백순근 서울대 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에서는 지난 3년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자유학기제의 성과는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시행상의 문제는 최소화하기 위해 체계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였다. 그 결과 학교 구성원 모두가 자유학기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교육부가 지난 1월에 발표한 ‘2015년 자유학기제 운영 만족도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교 구성원의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학교 구성원의 만족도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달라진 수업방식과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고, 친구 관계가 좋아지고, 학교생활이 즐거워졌다고 응답하였다. 교사들은 동료 교사들과의 소통과 협력이 증가하고, 가르치는 것이 즐겁고, 교직에 대한 보람과 긍지가 높아졌다고 응답하였다. 학부모들은 자녀와의 대화가 많아지고, 학교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가 많아졌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예컨대 개별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는 수업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도시의 소외지역과 농산어촌지역 학생들도 다양한 진로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선택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와의 협력 강화도 필요하다. 아울러 교사들의 수업 및 진로지도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학습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영리추구만을 목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는 사설학원에 현혹되지 않도록 학부모와의 소통 강화 등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교육 당국과 일선 학교에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함께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노력해야 한다.

자유학기제 하나로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유학기제는 지난 3년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둔 매우 우수한 교육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자유학기제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가르침과 배움이 신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백순근 서울대 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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