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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미국 대선전, 대북 정책 비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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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14 21:52:30 수정 : 2016-02-14 21: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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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북핵 해결 팔 걷을 의지 없어
결국 우리 스스로 풀 수밖에
미 본토 공격력 갖추기 전
북한 정권 고삐 틀어쥐어야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전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지나면 대체로 판세가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더욱 알 수 없는 것은 대선 주자들의 대북관이다.

미국 대선전에서 외교 정책은 표심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아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아무리 사고를 쳐도 미국 대선전에서는 찻잔 속 태풍일 뿐이다. 다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존 케이식, 젭 부시 중에서 한 사람이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이들 주요 후보들이 선거전에서 쏟아내는 북한 문제에 관한 발언은 비록 외마디에 그친다 해도 결코 흘려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정권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부와는 담을 쌓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한·미 양국의 현 정부와는 그 어떤 거래도 하지 않겠다는 신호탄이다. 이 때문에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는 한 북한 문제가 한·미 현 정부에서 대화로 풀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위기 관리 역할을 할 뿐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에 비해 매파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클린턴은 민주, 공화 양진영을 통틀어 유일하게 외교 전문성을 쌓은 후보이다. 퍼스트 레이디 8년, 2선 상원의원, 국무장관 4년 동안 외교 경험을 축적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외국 정부가 현재 주요 대선 주자 중에서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에 가장 놀라지 않을 인물이 클린턴”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클린턴이 집권하면 차기 미국 정부의 외교 정책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클린턴은 “북한의 깡패짓에 굴복할 수 없다”면서 “역내 국가와 북한을 고립시키고, 차단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진영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샌더스는 외교 문외한이다. 외교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고, 그의 인기는 외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샌더스는 철저한 불간섭주의자이다. 샌더스는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샌더스가 백악관을 차지하면 군비를 감축해 그 재원을 복지 쪽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진영에서 선두 주자인 트럼프는 럭비공이다. 트럼프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가장 많은 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좌충우돌이다. 트럼프는 “우리가 미치광이에게 미사일을 줘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이것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마치 세계의 경찰처럼 굴고 있다”고 현 정부를 비난했다. 트럼프는 북한 문제에는 아예 손을 떼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크루즈와 루비오는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겠다고 공언했다. 크루즈는 북한에 대한 이란 수준의 제재 조치를 제안했다. 루비오는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을 이란에 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젭 부시는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호기를 부렸다.

미국 주요 대선 주자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차기 미국 정부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퇴조하고, 시리아 사태 등 중동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팔을 걷고 나설 여력이 점점 사라져가게 마련이다. 그만큼 북한 문제는 한국의 몫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시간은 결코 한국 편이 아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매달아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면 이것이 ‘게임 체인저’이다. 한국은 그 순간이 오기 전에 더 큰 채찍이든, 더 큰 당근이든 어느 것을 사용해서라도 북한 정권의 고삐를 틀어쥐어야 한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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