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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칼럼] ‘칵테일 위기’의 한국 경제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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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14 21:35:54 수정 : 2016-02-14 21: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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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중국 성장 둔화에
북한 리스크 엎친 데 덮쳐
중 보유외환 3조달러 붕괴 땐
유커·수출 줄어 우리 경제 재앙
내수 부양·금융시장 안정 시급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의 은행 부실화 우려에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실패 가능성으로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있다. 설상가상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개성공단 폐쇄까지 이어지면서 이제 우리 경제도 상당한 파고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지난 금요일 코스닥 시장 폭락은 이러한 조짐의 서곡인 셈이다. 실물위기와 금융위기가 겹치는 복합위기에 대해 최근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위협요소의 위험한 칵테일”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흐름은 저유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이미 가시화됐다. 유가가 높으면 상당한 석유판매대금이 산유국으로 유입되고 이 자금은 다시 다양한 제품의 수입이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건설프로젝트 자금으로 유출이 된다. 그러나 저유가 국면에 들면서 글로벌 경제 내에 도는 자금 자체가 줄어들면서 교역량이 감소하고 건설프로젝트 발주가 줄어드는 등 실물경제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세계 경제에 축소균형의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큰 위기요인을 제공하고 있는 중국 정책당국의 대응이 너무도 미흡하다는 점이다. 주식 버블을 방치하고 주가 폭락에 대응하는 과정에 너무도 아쉬움이 많다. 주가상승이 수많은 투자자를 행복하게 만들고, 소비촉진 효과도 상당하기 때문이었겠지만 고성장 국면이 이미 끝났는데 주가만 오르는 상황은 처음부터 포기했어야 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거품이 터지기 시작했을 때도 너무 성급하게 부양책을 남발하고 이들이 제대로 먹히지 못하면서 정책당국에 대한 국내외적 불신이 가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시장에서 최근 자본유출과 외환보유액의 가파른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조지 소로스를 위시한 미국 헤지펀드 연합군의 공격 때문이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중국금융당국에 대한 신뢰상실로 지레 겁을 먹은 자본이 조기에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창이 날카로워도 방패가 충분히 두꺼우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방어능력에 대한 회의가 팽배하다 보니 공격이 시작되기 무섭게 도망치는 세력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액 덕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그런데 이 외환보유액이 월 평균 1000억달러씩 줄어들면서 4조달러 수준에서 3조2000억달러까지 감소했다. 만일 이대로라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3조달러와 2조9000억달러의 차이는 1000억달러이지만 금융시장은 3조달러대에서 2조달러대로 줄었다고 인식한다. 가파른 하락에 대한 공포가 생성되면 이러한 심리적 압박은 자본유출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3조달러가 깨지면 환율이 달러당 7위안대 중반까지 가파르게 절하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이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재앙이다. 중국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고 수출부문은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실물경기는 급속하게 위축될 것이다.

비가 오면 빗방울을 맞을 수밖에 없지만 최악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구조개혁을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단기적으로는 내수의 선제적 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미국 금리 인상이 상당부분 연기되는 분위기 속에서 지금은 무엇보다 통화정책의 핵심을 내수부양과 원화환율에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엄청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은 현 상황을 미루어 보아 미리 우산을 펴 최악에 대비해야겠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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