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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까지 끌어들여… '그놈'들의 진화

입력 : 2016-02-12 19:24:18 수정 : 2016-02-12 19: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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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150만원 준단 말에 넘어가”/ 경찰, 10대 수거책 등 4명 검거/ 지난달엔 고교생 2명도 구속/ 청소년 범죄 의식 희박… 대책 필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수법도 진화하고 청소년까지 범행에 동원되는 등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2일 절도미수 및 주거침입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 관리책 차모(21·중국동포)씨를 구속하고 모집책 주모(17·〃)군과 수거책 이모(16), 박모(16)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의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몸 담은 차씨 일당은 지난달 12∼15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정모(68·여)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속히 예금을 빼서 집에 보관하라”고 독촉했다. 깜박 속은 정씨는 자신이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서울 반포동의 한 아파트 거실 에어컨과 계단 등에 현금 1억400만원을 숨겼다. 얼마 후 돈이 모두 없어진 것을 알고 깜짝 놀란 정씨는 차씨 일당이 고스란히 훔쳐간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차씨 일당은 지난달 25일 정씨를 한 번 더 속이려다 정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차씨 등을 검거한 경찰은 평범한 중학생인 이군과 박군을 보고 혀를 찼다. 대구에 사는 이들 학생은 PC방에서 알게 된 주군으로부터 “일당 80만~150만원을 준다”는 말에 넘어가 사기금액 인출·수거책 제안을 덥썩 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청소년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경찰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서울 은평구에서 한 고등학생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했다가 붙잡혔다. 지난달 부산에서도 같은 혐의로 고등학생 2명이 구속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의식이 희박한 중고생들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꾐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만큼 청소년을 상대로 한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절도형 보이스피싱’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대구에서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를 사칭한 일당이 예금 9000만원을 냉장고에 보관하게 한 뒤 훔쳐갔다.

이밖에 금감원 등 공인기관 직원이라며 직접 찾아와 돈을 받아가는 ‘대면편취형’, 돈을 지켜줄 테니 지하철 물품보관함 등에 넣어두라고 지시하는 ‘물품보관형’, 한패인 퀵서비스·택배기사에게 돈을 맡기라고 하는 ‘배송형’ 등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0만원 이상 입금하면 현금입출금기에서 30분간 출금·이체를 막는 ‘30분 지연인출제’ 시행으로 계좌를 이용한 범행이 막히면서 수법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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