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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치약 대신 소다, 휴지 대신 물…매년 2000만원 아끼는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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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12 13:51:48 수정 : 2016-02-12 14: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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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휴지는 물이나 헌 옷가지로 대신하자. 아이들 장난감은 벼룩시장에서 사는 게 좋겠네.’

조 매리슨(36)은 이같이 생각했다. 그는 각각 일곱 살, 다섯 살 난 아들을 키우는 전업주부다. 회계 감사원일은 수년 전에 때려치웠다. 그럼에도 조가 두 아이 양육에 자신 있는 건 스크루지도 놀랄 만큼 자린고비 정신이 투철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잉글랜드 이스트서식스주에 사는 조는 첫 아이를 배고 출산휴가를 떠나면서 전업주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중에 아이를 낳고서도 키우는 데 주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제적 요건이 받쳐주지 않았다. 사실 조는 그전까지 물건을 아끼고, 다시 쓴다는 것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돈 버는 대로 필요한 물건을 사고, 그때그때 욕구를 충족하면 그만이었다.

회사에 복귀했던 조가 자린고비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둘째 임신이었다. 첫째야 괜찮았지만, 둘째까지 낳게 되면 더 이상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계부를 채운 숫자와 조의 싸움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지출 내역을 꼼꼼히 살펴본 조는 자신의 씀씀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는 물건 아껴쓰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더불어 자원낭비를 줄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하자는 생각도 했다.



생각과 달리 조는 시작부터 난관을 맞닥뜨렸다. 화장실 휴지를 없애고 물과 헌 옷가지를 쓰다 보니, 위생적인 문제가 생겼다. 시도하는 동안 50파운드(약 9만원) 정도를 절약했지만, 생각을 바꾼 조는 두루마리 휴지로 결국 돌아갔다.

그대신 조는 인생에 절충안을 건넸다. 샴푸 대신 올리브 비누를 쓰는 방식이다. 쓰지 않고자 하는 물건의 대체재를 구하는 게 조의 과제가 됐다.

두 아들에게 사주던 과자 대신 직접 집에서 팝콘을 만들고 과일로 간식을 바꿨다. 마트에서 사 먹던 과일을 집에서 재배하기로 했다. 남은 음식 버리던 습관을 냉장고 보관으로 승화시켰다.

필요할 때마다 냉동밥 사던 습관도 버렸다. 샌드위치 사 먹던 것도 없애고, 치약 대신 소다를 칫솔 위에 발랐다. 매달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잘랐지만, 일년에 두 번 다듬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가족과의 해외여행도 포기했다. 그는 다른 가족들과 집을 바꿔 휴가를 보내는 방식을 채택했다. 듣는 이를 놀라게 한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옷 사던 것도 친척들과 바꿔입거나, 벼룩시장에서 구입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아이들에게 늘 책을 사줬지만, 도서관에서 빌려주는 것으로 전환했다.

이렇게 조가 매년 아낀 돈은 1만1000파운드(약 2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미 언급한 내용 외에도 조의 기상천외한 돈 아끼기 방법은 많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는 “남편과 대규모 세일하는 곳 찾기를 좋아한다”며 “우리의 생활 습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며 “남편은 할인폭이 큰 곳을 찾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는 누구든지 자신처럼 할 수 있으며, 지출도 줄이고 환경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조만간 책도 하나 출간할 생각이다. 가계비용 절감과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는지 나름의 ‘비결’을 소개할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조의 생활습관을 칭찬했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같은 생각은 아니었다. 그의 생활방식이 별로라고 하는 네티즌들은 “차라리 땅속에 살면 집도 없애고, 더 좋지 않겠냐”며 다소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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