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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의 DNA 갖추기 시작한 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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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07 17:59:34 수정 : 2016-02-07 17: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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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용은 져도, 경기 결과는 승리’

스포츠 세계에서 절대 강자는 없다. 아무리 강한 팀이라고 해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다소 전력이 약한 팀에게 잡아먹히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강팀과 약팀을 가르는 요소 중 하나는 경기력이 좋지 못해도 결과는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느냐 여부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치며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봄배구’에 실패했던 현대캐피탈. 불과 한 시즌 만에 강팀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엔 집요할 정도로 평소 상대 영상 분석을 통해 패턴을 파악하는 최태웅 감독의 빛나는 분석력과 과감한 작전 지시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5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7일 수원체육관. 이날 경기 전까지 10연승의 파죽지세를 보이던 현대캐피탈이었지만, 이날은 분명히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토종 라이트 문성민의 공격성공률은 경기 내내 20~30%를 오갔고, 팀 공격 성공률도 좀처럼 50%를 넘어서지 못 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세터를 제외한 주전 5명 모두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릴 정도로 공격과 수비에서 확실히 앞선 모습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좋지 못한 경기력에도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갔다. 그러나 5세트도 12-14로 끌려가며 이대로 연승행진이 ‘10’에서 멈추는 듯 했다.

이 순간 최태웅 감독의 귀신같은 통찰력과 용감무쌍한 작전이 나왔다. 상대 사이드 공격을 원블로킹으로 비워주는 한이 있더라도 속공이나 중앙 후위공격 등 가운데 공격을 틀어막으라는 지시였다. 상대의 주 공격수인 얀 스토크와 전광인이 모두 후위 포지션이었음을 감안해도 분명 도박같은 작전이었다.

최 감독의 과감한 선택은 적중했고, 순식간에 패배의 그림자를 지워내고 승리를 쟁취해냈다. 12-14에서 신영석이 상대 전진용의 속공 두 개를 연달아 막아내며 동점을 만들어냈고, 이어 문성민이 전광인의 중앙 후위 공격 시도까지 막아내며 순식간에 15-14로 역전에 성공해냈다. “공격의 폭을 넓히라”는 신영철 감독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연달아 세 번을 가운데 공격을 시도한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은 그제서야 부랴부랴 라이트 후위의 얀 스토크에게 공을 올렸지만, 스토크의 공격마저 사이드라인이 벗어났다. 그렇게 현대캐피탈의 11연승은 완성됐다.

경기 뒤 최태웅 감독은 “상대 강민웅 세터의 평소 토스스타일이 위기 때 속공을 빈번하게 사용하더라. 그래서 가운데만 막으라고 지시한 게 적중했다”며 막판 놀라운 역전극의 비결을 설명한 뒤 “신영석과 문성민의 작전수행능력이 좋았다. 감독은 선수들이 지시한 것을 그대로 따라줘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신이 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선수들이 11연승을 해오기까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도 사실 진 경기가 맞는데, 우리에게 운이 많이 따랐다. 그러나 그 운 역시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를 물고늘어졌기에 찾아온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감독과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 감독의 작전 지시를 완벽히 이행하는 현대캐피탈.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면모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시즌 막바지 들어 거침없는 연승행진을 보이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상승세의 끝이 어디일지 주목된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제공= 발리볼코리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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