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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의 과감한 작전­…현대캐피탈의 11연승을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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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2-07 17:54:17 수정 : 2016-02-07 17: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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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기적같은 대역전극으로 연승 행진을 ‘11’로 늘렸다.

현대캐피탈은 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16-25 26-24 22-25 25-23 16-14)로 이겼다. 11연승을 달리며 승점 2를 챙긴 현대캐피탈은 승점 60(21승8패)로 선두 OK저축은행(승점 65, 21승8패)과의 격차를 승점 5로 줄이며 선두 싸움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력 자체만 놓고 보면 한국전력의 완승이라도 해도 무방한 경기였다. 블로킹(12-12)과 서브(3-3)는 동률이었지만, 공격 득점은 73-62로 한국전력의 압도였다. 공격 성공률 역시 57.48%-52.54%로 한국전력이 5% 가량 더 높았다.

그러나 블로킹의 순도에서 현대캐피탈이 앞섰다. 5세트 12-14로 뒤져 연승행진이 끝나는 듯 했던 현대캐피탈의 대역전 드라마는 집필되기 시작했다. 군 제대 후 돌아온 현역 최고의 센터 신영석이 상대 센터 전진용의 속공을 두 번 연속 셧아웃시키며 극적으로 승부를 듀스로 끌고갔다. 신영석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경기대 동기이자 이날 경기 내내 부진했던 주장 문성민. 상대 토종 에이스 전광인의 중앙 후위공격을 블로킹해내며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14-12로 앞선 상황의 작전타임에서 신영철 감독으로부터 “폭을 넓혀서 공격을 가져가라”는 지시를 받았던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의 잘못된 선택 세 번이 승자와 패자를 다르게 만들어버린 것. 중앙 공격 시도 세 개가 막힌 뒤 그제서야 강민웅은 얀 스토크의 후위 공격을 선택했으나 그마저 사이드라인 밖으로 벗어나며 현대캐피탈의 11연승이 확정됐다.

경기 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평소 강민웅의 토스 스타일을 분석해보니 위기일 때 오히려 속공을 즐겨 사용하더라. 그래서 12-14로 뒤진 상황에서 신영석에게 상대 중앙 공격을 봉쇄하라고 지시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상대 사이드 공격을 원블로킹으로 비워두는 한이 있어도 가운데를 든든하게 막으라고 한 최 감독의 작전 지시가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이어 “사실 오늘 경기는 진 경기가 맞다. 상대가 워낙 공격과 수비에 좋았고, 우린 그렇지 못 했다”면서 “운이 많이 따른 경기다. 그러나 그 운도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따른 것이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현대캐피탈은 이틀 뒤인 9일 선두 OK저축은행과 올 시즌 선두 자리를 놓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인다. 이날 현대캐피탈이 승리할 경우 승점 2 차이로 추격할 수 있어 6라운드까지도 순위표 맨 윗자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패할 경우엔 승점 차가 최대 8까지 벌어져 OK저축은행이 남은 일정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다. 최 감독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지만,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 팀의 성적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의 흥행을 위해서도 우리가 이겨야 시즌 끝까지 재밌어질 것이다. 선두가 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실에 들어선 신영석도 마지막 두 번의 블로킹이 최 감독의 완벽한 지시였음을 설명했다. 신영석은 “아직도 꿈만 같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감격에 겨워하면서 “감독님으로부터 속공이나 파이프 등 가운데 공격만 보고 가라는 지시가 나왔다. 그래서 그저 바운드시키자는 마음으로만 블로킹을 떴는데, 그게 잘 먹혔다”고 비결을 밝혔다. 신영석은 이날 블로킹 5개를 잡아내긴 했지만, 공격에선 속공 2개만 성공시키며 다소 부진했으나, 경기 결과를 가른 결정적인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며 현역 최고 센터라는 자신의 이름값을 여실히 증명해냈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 제공= 발리볼코리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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