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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별 3개' 유명 셰프의 죽음…심리 상태 우려 목소리

입력 : 2016-02-07 17:45:02 수정 : 2016-02-07 17: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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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별 3개짜리 식당을 운영하던 스위스의 유명 셰프가 숨진 것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자살에 무게를 실으면서 ‘스타 셰프’의 정신적 무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위스 로잔에서 ‘오텔 드 빌’을 운영하던 브누아 비올리에(44)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신의 집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세계 최고 셰프’의 타이틀을 얻은지 한달이 조금 지났을 무렵, 그리고 자신에게 최고 등급을 안겨줬던 미슐랭의 새 평점 발표 하루 전날 세상과 등지고 말았다.

경찰은 자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그를 자살로 몰고갔는지 밝혀진 것도 없다. 스승격인 셰프 필리프 로샤와 아버지를 잇따라 잃은 것이 비올리에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다는 추측도 있으나 유언, 유서가 없어 확인할 수는 없다.

비올리에의 죽음을 두고 ‘스타 셰프’의 심리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유명 주방장의 죽음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죽음에 미슐랭이 연관되어 있다면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이라 보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미슐랭 별 3개 식당 코트도르를 운영하던 베르나르 루아소는 지난 2003년 52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레스토랑 평가서인 고에미요가 코트도르의 등급을 하향한 데 이어, 미슐랭이 별 3개에서 2개로 강등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비올리에 사망 불과 3일 전, 그는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당시 비올리에는 "고객이 다시 찾아주느냐의 문제"라며 자신의 성공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TV 쇼 탓에 젊은이들이 세 달 안에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한탄하며 "난 등급이나 미슐랭 스타의 노예가 아니다. 음식으로 말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영국의 음식 비평가 윌리엄 시트웰은 "훌륭한 셰프는 모두 훌륭하고 맛 좋은 음식을 만들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미슐랭 스타 셰프'라는 수식어가 붙은 후에는 완벽을 향한 여정이 위험한 강박으로 변해버린다"고 말했다.

미국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셰프의 심사위원인 휴 애치슨도 "요식업계는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고, 우린 현미경 아래 있다"며 "사람들은 셰프나 식당을 평가할 때 한 인간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고 말했다.

한편 비올리에가 사망한 다음날인 지난 1일 미슐랭 가이드는 가이드를 새로 발표했다. 비올리에의 식당은 별 3개를 유지했으나, 루아소의 식당은 25년 만에 별 2개로 내려앉았다.

루아소의 부인인 도미니크 루아소는 르몽드에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며 "다시 별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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