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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도 소녀상은 외롭지 않다

입력 : 2016-02-06 14:07:05 수정 : 2016-02-06 14: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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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대학생들이 문화제에 쓰일 용품을 준비 중이다.
 “부모님은 많이 걱정하시겠지만, 설 연휴라도 수요집회에는 꼭 참석해야죠.”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부근. 인도 위 겹겹이 쌓아올린 전기장판과 담요 위에서 두툼한 점퍼를 껴입은 대학생 강혜진(29·여)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20년 넘게 집회에 나셨는데 제가 연휴 하루 반납하고 참석하는 건 아무 것도 아닌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족 고유의 최대 명절인 설 연휴에도 소녀상은 외롭지 않다. 8개 대학생 단체가 한 달을 훌쩍 넘겨 이어가고 있는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노숙 농성이 설 연휴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노숙 농성에 참여 중인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대표는 “설 연휴 동안 평소보다 참여 인원은 적을 수 있지만 각 단체 운영진 위주로 모여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10일 열리는 수요집회에서는 한복을 차려 입고 할머니들에게 세배하는 것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농성장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연휴까지 반납하고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확신하면서도 부모님을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했다. 대학생 정우령(23·여)씨는 “아무래도 나쁜 일 하는 건 아니니깐 반대하시진 않지만, 그래도 자식이 추운 곳에 자는 건 늘 걱정하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진행 중인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농성장 옆에 시민들이 전달한 방한용품, 음료 등이 담긴 박스가 가득 쌓여 있다.

그러나 한 달 넘게 꾸준히 이어지는 시민들의 관심은 농성 참가 대학생을 여전히 독려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에도 길을 지나던 시민이 온기 가득한 꿀물 여러 병을 대학생에게 건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농성장 뒤편으로 성인 키만큼 쌓인 박스 안에 일반 시민들이 건넨 방한용품과 음료가 가득했다.

강씨는 “어제 광주에서 학생을 데려오신 분이 계셨고, 나들이 와서 소녀상에 대해 자녀에게 소개해달라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노숙 농성을 이어가는 대학생들은 지난달 말 “소녀상을 지키는 데서 더 나아가 한일 합의 전면 무효를 위해 전국적, 국민적 의지와 행동을 모아가는 활동을 시작하겠다”며 ‘소녀상 지킴이 활동 시즌2’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한일 합의 파기를 위한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오는 3월1일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전국 동시다발 집회와 행진을 통해 관련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모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남혜정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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