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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권력자가 되면 딴사람이 될까

입력 : 2016-02-05 17:48:51 수정 : 2016-02-05 22: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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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지음/인물과사상사/1만5000원
마음의 사생활 - 마음을 압박하는 심리에 관한 고정관념들/김병수 지음/인물과사상사/1만5000원


권력이란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이다. 이른바 권력자가 되면 달라지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힘이 생기더니 사람이 변했어. 그 자리에 가더니 완전히 딴사람이야.”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김병수 박사는 권력이란 어떤 작용을 통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정신분석학적으로 풀이해준다. 심리학적 용어로 ‘조망수용’(perspective taking)이란 게 있다. 다른 사람의 생각, 지식, 감정 등을 상대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능력이다.

동양 고전에서는 역지사지로 표현하곤 한다. 권력이란 이 조망수용을 방해하고 그 능력을 떨어뜨린다. 권력을 갖고 있다고 느낄수록 조망 수용 능력은 떨어진다. 자기 관점에 매달리고, 타인의 관점에서는 멀어진다.

체내의 호르몬 변화가 이를 입증한다고 저자는 풀이한다. ‘힘을 갖고 있다’는 인식은 공격적인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한다.

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떨어뜨린다. 자신감과 활력을 갖고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테스토스테론은 쾌락 물질인 도파민의 활성도를 끌어올린다.

권력을 가졌다는 느낌만으로도 도파민은 샘솟듯 분출한다. 도파민으로 얻는 쾌감은 술이나 마약, 섹스 등으로 얻는 그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

특히 권력자에게는 뇌의 전두엽 부위에 변화가 생긴다. 뇌 전두엽은 일종의 공감 네트워크. 이게 부족하면 공간 능력이 줄어든다.

권력이 우리 뇌에 미치는 변화는 마치 전두엽 외상 환자가 입은 손상과 유사하다는 것. 따라서 약간의 권력만 가져도 타인의 고통을 감지하지 못하고 쉽게 충동적으로 변한다.

저자는 “권력이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신경 네트워크에 일으키는 변화는 사이코패스에게도 똑같이 나타난다”면서 “극단적 자기중심성의 사이코패스는 정상인보다 테스토스테론의 수준이 높고 코르티솔 수준은 낮으며, 정서를 처리하고 공감을 이끄는 전두엽 기능에 이상을 보인다”고 풀이한다. 권력이 마약이나 알코올 등처럼 중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이런 화학적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여러 심리학적 연구 결과들은 권력이 자기중심성을 강화시킨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권력에 도취되면 성공은 자신 때문이고, 실패는 남 탓이라고 믿게 된다. 중독된 무언가를 얻지 못하면 불안, 초조, 불면 등과 같은 금단증상에 시달리게된다.

권력에 내성이 생기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한다. 이른바 권력자의 경우 스스로 권력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 저자는 권력 중독에 빠지면 뇌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기란 무척 힘들다고 충고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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