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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치즈의 아버지, 진짜 한국인 됐다

입력 : 2016-02-04 20:59:26 수정 : 2016-02-04 20: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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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환·천노엘 신부 특별귀화 “한국인이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국인으로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봉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대회의실.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받아든 오네일 패트릭 노엘(84·한국명 천노엘) 신부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법무부는 이날 아일랜드 국적의 오네일 패트릭 노엘 신부와 벨기에 국적의 세스테벤스 디디에(85·한국명 지정환) 신부에게 한국 국적을 부여했다. 고령으로 건강이 나쁜 지 신부의 국적증서는 천주교 전주교구 수녀가 대신 받았다. 지 신부는 “현재 지병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없지만 한국이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생을 보낼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법무부가 두 신부의 특별귀화를 허용한 것은 그동한 한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천 신부는 1957년 한국에 입국한 뒤 60여년간 국내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인권옹호, 인식 개선 등에 헌신했다. 지적장애인과 봉사자가 함께 사는 소규모 가족형 거주시설인 ‘그룹홈’을 국내 최초로 광주광역시에 세워 장애인 지원의 새로운 모델을 정착시켰다. 현재는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 대표를 맡고 있다.

지 신부는 ‘한국 치즈의 아버지’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1959년 한국에 입국한 그는 전북 임실성당 주임신부 부임을 계기로 1967년 임실에 국내 최초의 치즈공장을 설립했다. 유럽 기술자에게 치즈 생산기술을 직접 배운 그의 집념은 지역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치즈공장에서 쉴 새 없이 일한 탓에 신경통이 생긴 그는 1981∼1983년 프랑스에서 요양한 뒤 곧장 한국을 찾는 투혼을 발휘했다.

앞서 2012년 인요한 박사, 2014년 브라스 마리 헬렌 전진상의원 원장과 엄넬리 한민족학교 교장, 2015년 프로스트 마르띤 박사와 보르도 빈체조 신부 등이 한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귀화 형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특별귀화 허가를 받으면 원래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복수국적 유지가 가능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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