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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정치적인 숫자 GDP… 어떻게 경제를 지배했나

입력 : 2016-01-30 03:00:00 수정 : 2016-01-29 18: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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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조 피오라몬티 지음/김현우 옮김/후마니타스/1만5000원
GDP의 정치학/로렌조 피오라몬티 지음/김현우 옮김/후마니타스/1만5000원


GDP(Gross Domestic Product)의 실체를 파헤친 책이다. 통상 GDP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수치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 국가의 경제적 성과(경제성장률)를 측정하는 일종의 도구였다. GDP는 그저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권력자들은 가장 강력한 정치적 도구로서 써먹었다. 각국은 GDP에 따라 순위가 매겨졌고, 국력에 대한 총체적 판단의 기준이 되었다. 예컨대 G2, G8, G20은 GDP 성과에 따라 선별되었다. 각국 개발 정책은 GDP의 공식에 따라 만들어지고 집행되었다.

중국은 작년 GDP가 7% 이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GDP가 지난 세기 동안 누렸던 강력한 영향력은 기로에 서있다. GDP의 유용성과 한계를 지적하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GDP는 더 이상 좋은 수단이 아니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GDP 수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GDP가 가장 정치적인 숫자라고 지적한다. GDP는 사회적 복잡성을 건조한 숫자들로 양식화했을 따름이다. 이를 통해 인간적·사회적·생태적인 관심들을 희생하며 시장 만능 사회를 양성했다는 것이다.

특히 GDP는 커다란 거짓말 위에 도출되고 생산된다고 저자는 폭로한다. 이 거짓말은 시장(특히 신자유주의 시장)이 부의 유일한 생산자로 확대재생산된다. 가격이 매겨지지 않은 것이나 제도권 금융 거래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것이 우리 사회와 경제의 안녕에 얼마나 중요하든 간에 계산되지 않고 있다.

저자는 “2000년대 발생한 대침체와 금융 위기는 전통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가지도록 했지만, 정부 거시 경제정책은 큰 틀에서 새롭게 바뀌지는 않았다”면서 “이런 현상은 GDP의 맹신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GDP가 GNP(국민총생산)의 자리를 넘겨받았듯 이제 GDP의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역설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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