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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만 생각하는 고양이 “꿈은 이루어질까?”

입력 : 2016-01-30 03:00:00 수정 : 2016-01-29 19: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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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나 초볼리 글/리사 단드레아 그림/주효숙 옮김/어린이나무생각/1만3000원
고양이가 그리워한 생쥐/조반나 초볼리 글/리사 단드레아 그림/주효숙 옮김/어린이나무생각/1만3000원


큰 집에 혼자 사는 줄무늬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는 다가오는 자신의 열여덟 번째 생일을 위해 1만 마리의 생쥐를 파티에 초대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고양이는 초청 대상자로 하루 종일 춤을 추는, 장화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카드놀이를 하는, 체크무늬 재킷을 입은 생쥐 등을 떠올리지만 딱 한 마리의 생쥐가 구름 속에 숨은 것처럼 잘 보이지 않아 마음이 답답하다. 그래서 잘생긴 줄무늬 고양이는 매일 생쥐만 생각한다. 친구들이 낚시나 산책을 가자고 제안해도 단번에 거절한다. 어느 날,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고, 생쥐 생각에 흠뻑 빠진 고양이는 문을 여는 대신 큰 소리로 말한다. “네가 누구든 문은 열지 않을 거야!” 그러자 문 뒤로 거짓말처럼 지나치게 조용한 정적이 흐른다. 고양이가 문을 열지 않기로 한 결정이 흔들릴 정도다. 고양이는 결국 문을 열어 본다.

“너로구나!” 고양이가 그토록 명확하게 떠올리려 애쓰던, 보고 싶은 생쥐가 문 앞에 있었다.

고양이가 생쥐를 죽이려고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양이와 생쥐가 나누는 우정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다. 리사 단드레아가 그린 모든 고양이와 생쥐들은 한 마리 한 마리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들이다. 어른들은 그 귀여운 그림 덕분에 편견이 풀려서, 어린이들은 원래 별다른 편견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친구사이인 고양이와 생쥐를 알아 볼 수 있게 된다. 압도적인 귀여움이 감성 차원의 거부감 문제를 간단히 뛰어넘게 만든 것이다.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한, 마침내 전에는 없던 특별한 생쥐가 나타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심장이 따뜻해진 고양이는 드디어 생쥐 생각에서 벗어나 고양이 친구와도 같이 산책하고, 시장에도 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열여덟 번째 생일, 고양이는 생일 선물로 언젠가 생쥐들이 사려고 줄을 섰던 바로 그 장화를 주문한다. 닿을 듯 닿지 않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꿈을 좇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놓을 수 없는 꿈,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사랑, 하나뿐인 친구와의 우정, 소중한 아이 ···, 그 대상은 다양하다. 간절하게 원하던 일이 이루어진 고양이의 이야기가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든 소리 없는 울림을 전할 듯싶다.

김신성 기자 ss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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