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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단체미팅 상품 성차별…男 "2만원 더 내라고?"

입력 : 2016-01-29 14:49:32 수정 : 2016-01-29 15: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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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 소셜커머스업체가 남녀간 단체미팅 상품을 내놓았다가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판매를 종료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경쟁사 제품을 거의 그대로 모방, 파문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소설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설 연휴 남이섬 여행'이라는 제목의 미팅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미혼 남녀 각각 20명씩 설 연휴기간 중 하루인 오는 2월9일 강원도 춘천의 남이섬을 여행하면서 애인을 찾는 내용이다.

남이섬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인근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야경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남녀 서로 다른 가격을 책정, 남성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여성은 2만9900원인 반면, 남성은 4만9900원으로 2만원 차이가 났기 때문.

한 누리꾼은 "쿠팡 사장님, 업계 선도기업이면 선도기업답게 남녀 평등에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런 상품을 승인한 쿠팡이나 행사 기획한 직원이나 다 똑같다"며 "답변도 성의없이 가져다 붙여 넣기만 하고, 기사가 나야 정신 차리겠네. 신고하러 간다"고 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쿠팡 측은 이 상품을 결국 판매 중지했다.

쿠팡 담당자는 게시판 답변을 통해 "본 상품은 이벤트로 기획되어 원활한 인원 모집을 위해 여성 고객 우대 금액으로 적용했으니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파문이 확산되자 쿠팡은 "우선 의도와 달리 상품 가격으로 인해 논란의 대상이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이번 상품을 교훈삼아 이후엔 좀 더 신중하게 기획하겠다. 본 상품 진행이 어려워 판매를 종료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쿠팡의 미팅 여행 상품이 경쟁업체의 '짝여행'이라는 아이템을 거의 그대로 베꼈다는 점이다.

티켓몬스터에 따르면 티몬은 싱글 남녀의 짝여행을 지난 2012년 2월에 시작, 1만2000명의 누적 고객수를 달성했다. 여기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커플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물론 쿠팡은 티몬의 짝여행을 상당 부분 따라 했지만, 가격은 다르게 책정했다.

티몬은 과거 짝여행 판매시 남녀 고객의 판매가격을 5만99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지만, 쿠팡은 남성이 2만원을 더 지불하게끔 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상품 판매를 종료한 것이다. 종료 시점 판매량은 4장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로켓배송 등으로 상품 배송에만 집중하느라 여행 아이템 개발엔 소홀했던 거 같다. 과거 히트 상품을 그대로 베껴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쿠팡 본래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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