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강남·신당… 역명에 숨은 한자 이야기

입력 : 2016-01-22 19:39:13 수정 : 2016-01-22 23:36: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광종 지음/책밭/1만3000원
지하철 한자여행 2호선/유광종 지음/책밭/1만3000원


이 책을 서울지하철 역사명의 단순한 한자 풀이로 생각하면 오해다. 우리 역사·말·문화에 중국문명, 삶의 자세가 녹아 있는 종합인문서라고 할 수 있다. 홍콩에서 중국 고대문자학을 공부하고 신문사 대만·중국특파원을 지낸 저자의 내공이 가벼운 주제의 글을 든든한 무게감으로 담아낸 힘인 듯하다.

예를 들어 강남역의 경우 서울 강남·북을 넘어 중국 강남·북 차이를 설명한다. 중국 장강(長江) 이북은 철마(鐵馬), 추풍(秋風), 새북(塞北)으로 상징된다고 한다. 철갑을 두른 전쟁터의 말, 강이 얼어붙어 북녘 유목민의 침략을 알리는 가을 바람, 요새의 북쪽은 전쟁과 긴장의 색깔이 짙다. 그에 비해 물산이 풍부한 강남은 행화(杏花·살구꽃), 춘우(春雨·봄비)와 같은 낭만적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양대역의 경우 한양(漢陽), 한강(漢江)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이 세력을 키운 곳이 한중(漢中)이고, 그곳에도 한강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한강은 광개토대왕비문에 보면 아리수(阿利水)라고 적었다는 기록이 있다. 아리가 ‘크다’, ‘대단하다’는 뜻이어서 후에 ‘크다’, ‘대단하다’는 뜻인 우리말 ‘한’과 강을 가리키는 ‘가람’이 합쳐져 ‘한가람’이 됐다가 한자로 음이 비슷한 한강으로 정착한 게 아니냐는 추정을 한다.

신당(新堂)역에서 집을 뜻하는 당(堂)을 설명하면서 소개한 백인당(百忍堂)은 잔잔한 울림으로 남는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