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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손자 이어주는 눈… 즐거움이 ‘펑펑’

입력 : 2016-01-22 19:59:33 수정 : 2016-01-22 19: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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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어셔 글·그림/이상희 옮김/주니어RHK/1만원
SNOW  : 눈 오는 날의 기적/샘 어셔 글·그림/이상희 옮김/주니어RHK/1만원


눈이 내린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아이는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어 안달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을 먼저 밟고 싶어서다. 아이는 할아버지를 흔들어 깨우고는 빨리 밖에 나가자고 재촉한다. 아이와는 달리 할아버지는 느긋하게 외출 준비를 하며 아이가 미처 챙기지 못한 것들을 거들어 준다. 아이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동안 자기보다 먼저 눈밭을 밟고 지나가는 친구들과 동물들, 그리고 깜짝 놀랄 만한 무언가를 보고 실망을 하지만 결코 혼자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할아버지에게 바깥의 상황을 일일이 전하는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공원에 가기를 바라고 있다. 아이의 투정을 일일이 받아주는 할아버지는 흥분되어 있는 아이를 진정시키면서 참을성을 길러 준다. 이렇듯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을 덮은 눈은 할아버지와 손자,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인생 철학이 묻어나는 간결한 글과 자유로운 그림체로 전 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림동화 작가 존 버닝햄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신예 샘 어셔의 수작이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첫눈이 내리는 날은 설렘과 기쁨이 앞선다. 놀거리가 부족한 추운 겨울날, 온 세상에 내려앉은 새하얀 눈은 아이들에겐 기적 같은 선물이 된다.

마음이 조급해진 아이에게 참고 기다렸을 때 찾아오는 두 배의 기쁨을 전하고 싶었던 작가의 훈훈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자유로운 붓 터치와 흰 여백을 아름답게 묘사한 그림과 만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인내의 가치’라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주제를 재치 있고 유쾌하면서도 간결하게 풀어내 아이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는 눈이 내리면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나거나 마법 같은 일이 문밖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만들어냈다. 자연이 주는 장난감인 눈을 통한 즐거움, 그리고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사랑스러운 유대관계를 담은 이 책은 한겨울, 아이의 무릎 위에 펴놓을 만하다. 공원에 도착한 아이는 할아버지와 친구들, 동물들과 한데 어울려 온갖 눈놀이를 즐기며 기적 같은 하루를 보낸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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