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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제멋대로예요” 아이들의 돌직구

입력 : 2016-01-15 20:16:41 수정 : 2016-01-15 2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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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시간은 왜 어른 맘대로인지
동생 잘못에 왜 나만 혼나는지…
어른들에 잔뜩 화 난 아이들
“부모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김정화 옮김/봄나무/1만1000원
불만이 있어요/요시타케 신스케 지음/김정화 옮김/봄나무/1만1000원


“왜 동생이 잘못했는데도 나만 혼내요?”

“그건, ‘동생 대신 혼나 주는 착한 누나’를 왕자님이 아주 좋아한다기에 그런 거지.”

주인공 아이는 어른들에게 잔뜩 화가 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른들은 제멋대로인 데다가 약아빠졌기 때문이다. 이 당찬 아이는 오늘 불만을 다 털어놔야겠다면서 아빠를 찾아가 하나하나 따져 묻기 시작한다. 어른들은 늦게까지 안 자면서 왜 아이들한테만 자라고 하는지, 목욕 시간은 왜 어른들 마음대로 정하는지, 왜 동생이 잘못했는데도 나만 혼내는지, 왜 아빠가 신경질 난다고 괜히 나한테까지 화를 내는지···. 아이의 불만이 한동안 이어진다.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을 때 부모는 어떤 답을 내놓아야 할까. 책 속의 아빠는 아이의 제법 날카로운 질문에 아주 그럴 듯한 ‘뻥’을 늘어놓는다. 아이들이 일찍 자야 하는 이유는 산타가 보낸 조사원이 일찍 자는 어린이인지, 아닌지 수시로 조사를 나오기 때문이고, 아빠가 신경질이 났을 때는 안절부절 벌레가 따라다니는데 이 녀석을 쫓기 위해 닥치는 대로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아빠의 능청스러운 대답은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아이는 아빠의 말을 곰곰이 듣다 심각한 얼굴로 한마디를 던진다. “어른들도 참 힘들겠어요.”

지난 8월에 출간되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이유가 있어요’의 후속작이다. 어른들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아이들의 기발한 이유들을 들려주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어른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솔직담백한 불만들을 들려준다. 아빠와 딸이 주고받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책이 아닌 나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에 빠진다. 이번 책도 혼자보다는 둘이, 특히 아빠와 자녀가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다. 아이의 불만에 공감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떨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책의 매력은 철저하게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이다. 사과 하나를 놓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일 때에도, 엄마의 잔소리에 맞선 황당한 이유를 늘어놓을 때에도, 또 어른들에게 화가 나 불만을 털어놓을 때에도 그 이야기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다. 그의 책에서는 어른들이 바라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책을 보고 있는 진짜 아이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래서 아이들은 책을 읽는 내내 자기 이야기를 보는 것 같고, 어른들은 책 속 아이의 모습을 통해 내 아이의 생각을 가늠해 볼 수 있게 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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