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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중국, 세계경제질서 순응이냐… 재편이냐…

입력 : 2016-01-15 19:18:25 수정 : 2016-01-15 19: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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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세다 대학이 2007년부터 진행한
‘현대 중국 연구 프로젝트’ 성과 책으로
서방 예견과 달리 중 공산당 승승장구
일련의 변화 신중하고도 과감히 이끌어
경착륙 거론하지만 되레 미국이 헤매
모리 가즈코, 소노다 시게토 등 공저/이용빈, 백계문 옮김/한울아카데미/3만6000원
중국 문제/모리 가즈코, 소노다 시게토 등 공저/이용빈, 백계문 옮김/한울아카데미/3만6000원


2007년부터 일본 와세다대학이 진행한 ‘현대 중국지역 연구’ 프로젝트의 성과가 책으로 나왔다. 중국의 중·장기적 미래상을 내다보고, 나아가 세계 정치·경제를 전망해 보려는 목적이다. 와세다대학이 기획하고 도쿄대학이 출간했다. 다분히 일본인의 시각에서 중국의 미래를 보겠거니 생각했으나 막상 책을 보니 이런 선입견과는 딴판이다.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일본 특유의 연구 스타일이 그대로 배어있다. 어느 쪽에도 치우지지 않는 객관적 서술이 돋보인다. 일본 내 최일선 중국 연구자들이 총동원돼 최근 중국의 동향과 미래를 예측해 본 보기 드문 중국 교양서이다.


연구자들은 우선 중국공산당의 국내 장악 능력과 대외 영향력에 주목한다. 전자의 경우 중국 인민의 급증하는 정치적 욕구가 가장큰 변수이며, 후자는 경제성장 능력이 변수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전자는 ‘약한 중국’을, 후자는 ‘강한 중국’을 연상시킨다는 게 서방 언론의 대체적 시각이었다. 이 책은 이 같은 종래 서방의 시각과는 상당히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야적장에 콘테이너가 들어차 있고, 운반 차량들이 바삐 오가는 중국의 한 수출 항구 모습이다. 중국 경제의 미래 향방에 세계경제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저자들에 따르면 그간 중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 시각과 우려의 시각이 수십 년 째 충돌해왔다. 그러나 이제껏 중국에 대한 예측은 모두 빗나갔다. 중국공산당은 모두의 예견, 특히 서방의 예측을 무색하게 하며 계속 발전해왔다. 중국공산당은 ‘위기’ 상황에 빠진 것이 결코 아니다. 미봉책을 찾아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신중국 탄생 이후 일련의 변화 과정을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이끌면서 조정해 왔다. 정치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 경제 발전 유형으로 일컫는 이른바 ‘베이징 컨센서스’는 중국공산당의 자신감에서 나온 용어이다. 중국공산당은 적극적인 행위자로서 반대 세력조차 내부로 거둬들여 포용하고 스스로 변모해왔다. 지금까지 공산당은 대단히 예견력 있고 전략적인 조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미래와 관련해선 견해차가 크다. 2016년 벽두부터 세계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걱정하고 있다. 중국 증시는 2015년 6월 폭락 이후 연초에 또 한 번 폭락했다. 증시 폭락은 경제 책임자 리커창 총리의 입지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중국경제 대가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낮게 본다. 중국은 제조업 및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서비스 및 내수 중심으로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이 헤매는 형국이라는 게 로치 교수의 견해다.

18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주요 정책을 의결하는 모습이다. 중앙위원 200여명과 후보위원 170여명이 정기적으로 모여 경제정책을 의결한다.
연합뉴스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2009년 상반기에 V자 회복에 성공했다. 중국의 회복이 불황에 빠진 세계경제를 회복 궤도에 올려놓는 데 공헌했다. 그렇지만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아시아 경제, 특히 한국과 일본이 중국이라는 변수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저자들은 지금 핵심은 중국의 경착륙이냐 연착륙이냐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중국이 앞으로 어떠한 세계경제 질서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있다는 것.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세계의 여러 중심 가운데 하나로 편입돼 세계경제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다. 반면 바람직하지 않는 시나리오는 중국이 자원·에너지의 낭비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자원과 시장을 둘러싼 알력과 마찰을 확산시키고, 이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사태를 초래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경제의 다양한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이 종래의 세계경제 질서를 강화하는 추동력이 될 것인가, 아니면 재편을 촉진할 것인가는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중국의 대두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연구자들은 11개 핵심어를 3부로 나눠 정리했다. 제1부 ‘통치와 안정의 메커니즘을 해부한다’에서 중국공산당, 사회적 안정, 농민공, 토지와 호적 등을 통해 국내 문제를 분석했다. 제2부 ‘강대국화하는 중국의 영향력을 점친다’에서 중국군, 중·일 관계, 해양 주권, 대외원조를 통해 대외관계를 조명했다. 제3부 ‘중국 대두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한다’에서는 경제 세계화, 중국 모델, 공산당의 역사관을 조명했다. 그간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은 토지와 호적, 퇴역군인 문제, 대외원조, 역사관 서술 등은 주목된다.

이 책에는 일선 연구자가 아니면 입수할 수 없는 자료나 내용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중국의 가까운 미래를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수준 높은 텍스트가 될 수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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