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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년들 허드렛일 하다 해고당하기 일쑤… '알바' 찾아 전전

입력 : 2016-01-10 19:00:21 수정 : 2016-01-10 19: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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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채용 64%가 비정규직 #.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A(20·여)씨는 한 공공기관의 고졸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당시 정부가 ‘고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겠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한 만큼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하는 일은 대부분 허드렛일이었고, 그나마 6개월 만에 그만둬야 했다. 청년인턴으로 채용됐지만, 정규직 전환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A씨와 같은 고졸 채용자 대부분이 같은 신세였다.

청년 취업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A씨처럼 고졸 이하 학력의 비정규직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시간제 근로도 10년 새 2배가량 증가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고용의 질’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최근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고졸 이하 학력을 지닌 청년 임금근로자의 비정규 비율은 50.4%에 달했다. 고졸 이하 청년 취업자 2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란 뜻이다.

고졸 이하 비정규직 비율은 10년 전인 2005년 40.5%에서 2007년 39.3%, 2009년 41.8%, 2011년 42.9%, 2013년 49.4% 등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박근혜정부 들어 고졸 이하 여성의 비정규직 취업 비중이 급증했다. 2011년(43.2%)까지 40%대 초반을 기록하던 여성 비정규직 비율은 2013년 54.8%, 2015년 55.1%로 뛰었다. 정부가 고졸 취업 지원사업을 펴고 있지만, 이 역시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근로형태별로 살펴보면 시간제 근로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5년 22.8%에 불과했던 시간제 비중은 지난해 46.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취업이 어려워진 청년들이 어쩔 수 없이 음식·숙박업소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직군별로는 청년 임금근로자 가운데 80%가 일하고 있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8월 기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청년 임금근로자 38.5%가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18.4%)과 비교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음식숙박업이 비정규직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음식숙박업 비정규직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7.3%로 줄었다가 최근 58%까지 치솟았다. 신규채용의 경우에는 65.8%가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청년실업난이 갈수록 태산이다. 취업은 바늘구멍이 된 지 오래고 그나마 신규채용 일자리도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사진은 2012년 10월 말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취업박람회’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처럼 신규채용된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이유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경력직원 채용 비중은 2011년 19.7%에서 2013년 21.9%, 2015년에는 27.1%까지 증가했다. 졸업 후 처음 취업 전선에 뛰어든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청년고용을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고용노동부는 일·학습병행제, ‘선취업 후진학’ 등 정책으로 인해 20대 초반 취업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층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참여율과 고용률은 동반상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청년층 취업자 수 증가는 시간제 근로나 저임금 일자리 같은 고용이 불안정하고 근로조건이 열악한 일자리 위주여서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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