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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위안부 협상 침묵… 배경은

입력 : 2015-12-27 18:17:47 수정 : 2015-12-27 23: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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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대응 협상 발목 잡을라… 靑 공식 반응 자제 ‘신중모드’ 박근혜 대통령은 성탄절을 비롯한 주말 연휴 기간 공식일정 없이 청와대에 머물며 조용히 보냈다. 막바지에 이른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당국자 회담과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 협상 등 국외, 국내 현안에 대한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휴식하며 대내외 현안 해법을 고심한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담판이 벌어질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루 앞둔 27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 2층에서 한·일 양국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로서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침묵하는 靑… 日 보도 주시

청와대는 이날까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당국자 회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일본 언론을 통해 관측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외교부로 창구를 일원화한 채 일절 대응을 삼갔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정점에 다다른 협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관계자는 “일본 측 언론보도가 국내 여론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일 양국이 거의 합의에 이르렀다며 피해자 지원기금 규모를 구체적으로 보도하거나 내년 3월 미국에서 양국이 함께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식의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성급한 보도가 국내 여론에 영향을 미쳐 일본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경계하는 기류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7일 오후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협의를 갖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남정탁 기자
앞서 지난 11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에서도 일본 언론이 양국 정상 간 논의 내용을 여과 없이 보도한 전례가 있다. 외교관례상 정상 일정이나 논의 내용은 당사국 합의 없이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일 정상회담 전후 일본 언론의 추측 보도가 쏟아졌고 우리 당국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위안부 회담의 키는 일본이 쥐고 있어 양국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일단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접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靑, 여야 협상 결렬에 불만 고조

청와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회동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결렬 소식에 실망스러운 기류가 역력했다. 이날 이병기 비서실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답답하다. 뾰족한 수도 없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박 대통령이 강조한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경제활성화법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연내 처리를 위한 국회 압박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예정된 수석비서관 회의 등을 통해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부담을 높일 이렇다 할 카드가 없는 상황에선 대국민담화 발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1월 해온 신년기자회견을 계기로 담화문을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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